내력과 외력의 미니멀리즘

20211228

건축 공학에서 물체의 형태를 유지하는 내력과 물체에 영향을 주는 외력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이것은 나에게 깊은 공감을 주었는데 나는 창작 과정에서도 비슷한 두 가지 힘이 작용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내력은 내가 스스로를 나아가게 하는 원동력이다. 이것은 나 자신의 철학, 생각, 확신 그리고 시간이 흐름에 따라 깊이 박혀 있는 습관과 같은 것들이다. 이는 외부의 힘을 필요로 하지 않는, 자신만의 독특하고 고유한 힘이다. 하지만 이 내력만으로는 세상에 작품을 선보이는 이유가 희미해질 수 있고, 작품을 유지하고 발전시키는 것이 어려움이 있다. 왜냐면 우리는 혼자서는 존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다른 이들과 상호작용하고 영향을 주며 변화하고 성장한다

이때 작용하는 것이 바로 외력이다. 이것은 객관적인 평론가의 비평일 수 있고, 대중의 문화적 유행일 수도 있다. 그리고 그런 트렌드를 선도하는 인플루언서의 의견일 수도 있다. 외력이 깊이 파고 들어가 보면, 그것 역시 누군가의 내력에서 출발한 것일 것이다. 모든 외력이 그렇지는 않지만, 종종 개인의 내력이 넓은 범위의 외력으로 전환되는 경우가 있다. 또한, 그것은 대다수의 사람들의 공감을 받는, 부분적인 내력이 될 수도 있다.

나의 생각 또한 외력이 될 수 있고, 나의 말이 다르게 해석되더라도, 그것은 동일한 내력에 대한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각자의 주관적인 판단으로 선택을 하지만, 현대 사회는 그 선택을 개별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 사회가 되었다. 따라서 내력은 어느 때보다 다양해지고, 그 다양한 표현을 통해 다양한 외력을 만들어 진다다. 이것이 바로 창작의 본질이며, 우리 모두가 이를 통해 다양한 경험과 생각을 나누며 성장하게 된다.

너무나 많아진 내력은 그것을 깊이 받아들일 수 있는 환경을 제한하게 된다. 정보가 너무 많아지면 혼란을 만들어내고, 이 혼란 속에서 주류가 생겨난다. 이 주류는 전문가들의 판단일 수도 있고, 대다수 사람들의 공감을 얻는 유행일 수도 있다. 온라인의 발달은 이런 다양한 내력을 다양한 사람들이 공유할 수 있게 했으며, 이는 이러한 힘이 외력으로 작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었다. 이는 거대해져, 사람들이 외력을 내력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소비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 소비 자체는 실질적으로 아무런 가치도 없다. 이는 갑작스러운 충동이며, 때로는 새로운 창작의 출발점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소비 자체는 사람들을 만족시키는 행위에서 그치며, 너무나 많아진 외력은 소비하는 것만으로도 사람들을 만족시키게 되었다. 내력은 중요하지 않게 되고, 본질에 대해 생각할 필요가 없어졌다. 이러한 소비의 반복 속에서 자신의 주체성은 흐려지고, 누가 만들었는지도 모를 외력의 힘을 자신의 내력으로 삼아 살아가게 된다. 하지만 이렇게 만들어진 내력은 너무나 쉽게 다른 외력에 휩쓸려가게 되며, 자신을 온전히 유지하기 어려워지고 더욱 혼란스러운 상황을 만들어낸다.

이런 상황에서 내력의 깊이에 대한 중요성이 다시 강조된다. 우리가 흔히 보는 외력도 누군가의 내력에서 나왔겠지만 그것의 깊이가 얕다면 쉽게 얻을 수 있는 힘이 된다. 따라서 쉽게 휩쓸리지 않으려면 깊고 단단한 내력이 필요하며, 이런 내력을 갖춘 사람은 외력을 받아들일 때 자신의 내력을 더욱 성장시킬 수 있다. 나는 이런 방법으로 미니멀리즘을 활용했다.

미니멀리즘은 단순함을 추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그 단순함 속에도 다양성이 존재한다. 형태적으로 차이가 없어 보일지라도 그 과정에 따라서 단순함은 단순함이 아니게 된다. 비슷한 두 가지 미니멀 디자인이 있을 때, 하나는 재료나 기술의 한계로 인해 그렇게 만들어진 한계 지어진 디자인과 다양한 재료 공학과 구조적 안정성을 고려해 만들어진 디자인이 있다면, 이 두 디자인은 형태적으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고 해도 서로 다른 내력을 가진다. 그리고 이런 내력의 차이는 외력을 받아들이는 방식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이런 관점에서 미니멀리즘은 단순함을 넘어서, 깊이 있는 내력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방식이라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