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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ujinsoil Jun 17. 2023

브런치.

20230617

내게 글을 쓰는 것이 의미를 가지게 된 건 예전에 만났던 친구의 말 때문이었다. 그녀는 말보다는 글이 굳어지기에 더 나을 것 같다는 말로 편지의 서문을 써주었는데 그 말이 마음에 깊이 남아, 언제나 생각과 말보다는 글이 더 무게 있고, 더 의미 있는 것이라고 느껴왔다.


브런치를 하게 되며 지금까지 생각해 왔던 글의 이미지와는 다르게 글이 소비되는 것에  맞춰져 있다는 것을 느꼈다. 브런치에선 독자들의 반응에 대해 신경 쓰는 글들이 두드러졌고, 이로 인해 작가가 자신의 이야기를 쓰는 것인지, 아니면 독자가 원하는 이야기를 쓰는 기술자 인지 모호하게 느껴졌다.


최근에 이혼이나 불륜에 대한 글들이 상위에 올라와 있는데 그런 글을 직접적으로 보진 않았지만, 이러한 주제를 다루는 글이 많이 등장하는 이유는 최근에 이런 경험을 겪은 사람들이 많아져, 그들이 공감과 위로를 찾고 싶어 하는 마음에서 그런 건 아닐지 생각해 봤다. 그리고 작가들은 자신의 경험과 결정이 옳은지 확인받기 위해, 혹은 자신과 같은 고통을 겪는 사람들에게 위로를 주고 싶은 마음에서 이런 글을 쓰는 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인생을 부정적인 것들로부터 극복하며 살아온 나로서는, 이런 방식에 다소 껄끄럽게 느껴졌다. 왜 우리는 이렇게 많은 외부의 힘에 휘둘리고 또 의존하려 하는 것일까? 최근 나는 항상 위를 바라보며 살아가고 있다. 좋은 것들 꿈을 꾸고, 상상하고, 좋아하는 것들에 초점을 맞추며, 타자에 영향을 받지 않으려 노력한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그런 마음이 전해졌으면 하는 마음으로 글을 쓴다. 쉽지 않은 일이지만 나는 내면에서 누구나 스스로 일어설 수 있는 힘이 있다고 믿는다. 그리고 한편으론 이렇게 긍정적으로 변한 자신에 대해 넘치는 마음으로 감사함을 느끼며 그것에 대해 껄끄러움을 느낀다. 그건 아마, 내가 넘칠 만큼 좋은 마음을 가진 것이 익숙지 못해서 그런 건 아닐까?라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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