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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ujinsoil Jun 23. 2023

공예 플랫폼과 권력

20201008

얼굴이 아니더라도 몸매가 아니라도

자기가 할 얘기가 있으면

삶의 이야기를 음악에 담으면

그것이 바로 스타가 되는

이런 시장이 형성되어야 하는데

일방적으로 한쪽에 편중되어 있습니다.

-고 신해철.


고 신해철의 말씀에서 느껴지는 것은 무엇이든 보이는 것만이 주목받는 현 상황에 대한 비판이다. 이는 현재의 공예 시장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다. 기존에 없던 독특한 제품들이 시장에 나와 빠르게 사라지고, 그런 수많은 과정들 속에 작가 개개인의 본질적 가치가 무시되기도 한다.


시장의 대부분은 유통과 홍보를 담당하는 기업들이 차지하고 있으며, 그들의 힘에 비해 개인 작가들의 상대적인 위치는 매우 취약하다. 대부분의 작가들은 창작 활동에 집중하고 싶지만, 판매나 유통 부분까지 신경 쓰는 것은 그들에게 주어진 시간과 능력을 훨씬 초과하는 일이다.


소위 스타 작가라고 불리게 된다면 이런 체제에서 벗어날 수 있지만, 대부분의 신진 작가들은 이 체제 속에서 살아가야 하며, 그 결과 항상 새롭고 독특한 것을 찾아서 만들어야 하는 압박을 받게 된다. 이러한 시스템에서 작가는 개인의 고유한 가치를 상쇄시키는 결과를 가져온다.


이런 상황에서 더욱 안타까운 점은, 플랫폼들이 작가들의 이야기보다는 자신들의 이미지나 상품 자체에만 집중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경향은 상품 가치와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방향으로 작용하며, 결국은 작가들 개인의 가치나 그들이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무시하게 된다.


따라서 공예 시장에서도 '얼굴이 아니더라도, 몸매가 아니라도, 자기가 할 얘기가 있으면, 삶의 이야기를 담으면, 그것이 바로 스타가 되는' 체제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작가들 개개인의 독특한 가치와 그들의 이야기가 존중받고, 그것이 작품에 반영되는 시장이 만들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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