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립과 관계

20250427

by mujinsoil

우리는 고립되어 있다.

사회는 전문화되었고, 기회는 양극화되었다.

관계조차 노동이 되었다.

능력 있는 사람은 능력 때문에, 평범한 사람은 평범함을 극복하려 고립된다.


과거 우리는 마을, 동네, 골목, 이웃이라는 작은 공간 안에서 자연스럽게 관계를 맺었다.

이름을 몰라도 서로를 기억했고, 관계의 책임이 삶을 지탱했다.


이제 공동체는 실체를 잃었다.

사람들은 점점 더 파편화되어 간다.


태생적 격차, 과도한 전문화, 끝없는 합리적 선택의 요구가 우리를 짓누른다.

합리성은 오히려 비합리를 낳았다.


여유가 없는 것은 개인의 실패가 아니다.

여유롭지 못해서 여유가 없는 것이 아니라,

여유가 없기에 여유롭지 못하다.


우리는 고립을 직시해야 한다.

그리고 관계를 다시 세워야 한다.


단순히 의지하거나 기대는 것이 아니다.

혼자 해결할 수 없는 문제를 인정하고,

수치심 없이 도움을 받아들이며,

자존심을 내세우지 않고 나눌 수 있어야 한다.


삶의 구조를 바꿔야 한다.

함께 살아가는 기술, 관계를 맺는 능력이 필요하다.


관계는 개인을 무너뜨리는 것이 아니라, 다시 세우는 일이다.

여유는 스스로 쟁취하는 것이 아니다.

여유는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다.


우리는 고립을 선택한 것이 아니다.

고립 속에 구조적으로 밀려났다.

이제 우리는 고립을 인정하고, 관계를 복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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