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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길에서 몇 번을 넘어질 것인가?

by 로건리

살아오면서 엎어졌던 횟수를 세어본 사람이 있을까?

나는 너무 많아서 세어볼 엄두조차 나지 않는다.


학창시절부터 20대까지는 엎어질 때마다 좌절했다.

그리고 자학했다.


"왜 나만 제대로 걷지도 못하는데?"


30대가 되어 주변을 둘러보니 엎어지고 자빠져있는 사람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하나 둘씩,

다시 털고 일어나 자신의 길을 걸어갔다.


"나도 엎어질 때마다 훌훌 털고 일어나야겠다."


40대가 되어도 나는 자주 엎어진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나는 늘 그래왔다.

엎어지나 자빠지나 다시 일어났다.

그래서 처음 엎어진 자리에서 멀리 움직여있더라.


누구나 엎어질수는 있다.

나도 일어서고, 다른 사람들도 다시 일어선다.

그런데 이제 조금 다른 생각이 든다.


나는 그냥 일어섰던 건 아니었다.

다시 엎어지지 않을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나름의 노력을 해왔다.

상대적으로 나이가 들어가면서 엎어지는 횟수가 줄어들고 있었다.


반면, 엎어졌을 때


"에이씨 옷이 더러워졌잖아ㅡ,.ㅡ"


라고 생각한다면 금세 또 엎어지고 말 것이다.




요즘 나는 오랜만에 엎어졌다.

무릎도 까지고 발목도 삐끗하고 기분도 좋지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이번 골목에서는 다시 엎어지지 않기 위해

땅의 상태를 확인하고, 운동화 끈을 고쳐 메고, 스텝이 꼬이지 않게 걷기로 했다.


그렇게 다시 일어나면 큰 문제 없이 걸어갈 것이다.

이 골목의 끝에서 사거리를 만나고

다른 골목이 시작되면 또 엎어질 수도 있겠지.


그러나 나는 발전해 있을것이다.

그동안의 엎어짐 속에서 얻은 교훈들, 경험을 통해

쉽게 엎어지지는 않을테니까.


나는 희망의 아이콘이자 시행착오의 아이콘이다.

실패가 아니라 시행착오라는 말이다.


성공의 순위권에는 아직 내 이름이 없을지 몰라도

시행착오의 순위권에는 상위권에 내 이름이 있을거라 확신한다.


시행착오만큼 큰 자산이 뭐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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