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17일
SINCE 2016
10년을 달려온 사업.
처음엔 환자분들의 요청에 대한 응답 정도로 시작된 일이었다.
혈액투석.
일주일에 3번을, 하루 4시간을 병원에서 보내야 하는 만성신장질환.
나는 그 현장에 14년동안 몸담고 있었다
투석환자가 10년동안 2배 증가하고, 그와 비례해서 젊은 환자가 증가하며 여행투석에 대한 수요는 계속 늘어갔다.
환자분들의 요구 사항에 대한 응답이라고 표현했던 것은 이 일로 돈을 벌고 있지 않았다는 뜻이다.
돈을 벌지 않는것을 넘어 추가 수당이 있는 것도 아닌데 의료진을 포함한 종사자의 행정력이 더욱 많이 필요해졌다.
급기야 의료진의 과부하가 걸렸다.
나라마다 다른 서류양식, 한번에 컨펌되지 않는 시스템, 지연되는 서류 확인 과정속에 비행기표를 놓쳐 일정을 망친 분도 계셨다.
체계적인 시스템이 필요했다.
그렇게 우리는 비영리조직을 만들었고, 자신에게 이득이 없음에도 환자 삶의 질향상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하지만 사람이 하는 일은 한계가 명확했다.
시간 대비 노동력 투입.
“플랫폼이 필요하겠는데?”
필요성은 알지만 어떻게 만들어야 할지, 자금은 어떻게 조달해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그러다 코로나가 시작되었고 3년동안 우리가 노력했던 시간은 사라졌다.
그러나 우리는 멈추지 않았다.
의료진은 연구와 논문, 행정인력은 인력의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을 모색했다.
코로나가 끝나고 나는 정부지원사업에 도전했다.
그리고 낙방했다.
심사위원을 서류로 설득시키지 못한 내 잘못이었다.
세상에 필요한 일?
누군가는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4개월을 새벽 4시까지 잠도 못자며 만들었던 IR자료.
결국 뜻을 함께하는 기업의 선택으로 투자금을 받았다.
그리고 1년이 지났다.
10년 전,
우리가 상상만 하며 우스겟소리로 내뱉던 말,
오늘 그때의 우리는 상상을 현실로 끄집어냈다.
앱출시 기념설명회.
나는 아주 오랜만에 이 행사의 진행을 맡아 사회를 봤다.
너무나도 설레는 기분으로 마이크테스트를 하는 순간 20대 시절의 나로 돌아갔다.
그리고 우리는 행사를 멋지게 해냈다.
이 행사로 당장의 수익으로 연결되는 것도 아니고, 수당을 받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세상에는 소외된 사람들을 위한 서비스가 필요하고 누군가는 그 일을 해야만 한다.
우리는 어느 작은 한 공간에서 그런 일을 하고 있었다.
행사를 마치고, 인터뷰를 하고, 일본에서 오신 협력관계자분과 자리를 하며 앞으로의 사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앞으로의 미래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실행력이 자산이라고 생각한다.
실행을 해봐야 실패도 경험한다.
그 실패는 끝이 아닌 자산으로 남는다.
실패속에서 시장이, 고객이 원하는 지점을 찾아갈 수 있다.
우리는 오늘도 소리없이, 조용히 우리가 할 일을 한걸음 더 내딛었다.
아주 오래 시간이 흘러 지금의 사업이 대성하거나,
이 사업은 실패로 끝이 나더라도 이 경험을 토대로 다른 도전을 한다면
지금보다는 훨씬 잘하고 있을것이다.
감사하게도 동아일보 이진한 기자님이 내 얼굴이 나온 사진을 첨부해서 짧은 글을 포스팅해주셨다.
나는 ‘나’라는 표현보다 ‘우리‘라는 표현을 좋아한다.
사람은 혼자서 살아갈 수 없기때문이다.
잘하는 게 하나도 없었던 내가, 한 분야에 정통한 분들이, 이 자리에 모인 이유는 ‘우리’라는 한 단어로 설명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부터 또 10년이 지난 2036년., 50대 중반이 되어있을 나는 어떤 모습일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