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2월3일

by 로건리

환기가 필요해서 넷플릭스를 열었다가 한 편의 영화를 보게됐다.


학창 시절엔 비디오 대여점에서 유명하지 않은 영화도 제법 많이 봤었다.

2000년대로 넘어오면서 흥행하는 영화 위주로 보게되었고,

육아 이후 영화관은 거의 가지 못하고 있다.

OTT의 인기로 종종 영화를 보기는 하지만 리뷰를 찾아보고 결정하는 경우가 많다.


선택의 영역이기 때문에 제한된 시간 내에서 가장 만족스러운 영화를 찾기 위함이라는 변명을 하고 싶을 것이다. 영화 [얼굴]은 그런거 없이 그냥 눈에 보이자마자 클릭이 되었다.


박정민과 한지현, 권해효와 임성재.

브라운관에서 임팩트 있는 한방을 날렸던 배우들이 출연했더라.

작년에 나온 영화인데 전혀 몰랐었다.

이 또한 상업적인 영화, 고예산의 블록버스트급 영화에 길들여진 모습이

영화 속 메시지와 비슷하게 느껴졌다.


"정영희"라는 주인공의 엄마.

40년 전에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는 유골이 발견되면서,

이모라는 사람들이 찾아와 무례대환장 파티를 한 판 벌이고 간다.

그리고 그녀에게 무례했던 사람들의 행적을 타고 올라간다.

주인공의 아버지도 무례한 이들의 공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인물이었다.


영화 내내 주인공의 엄마는 "못생겼다"라는 키워드로 각인된다.

못생겼다를 넘어 부정적인 키워드가 보너스로 쌓인다.

가족이라는 탈을 쓴 이모들, 동 시대를 함께 살았던 어른들 모두가 같은 말을 한다.


그러나 함께 일했던 재봉사의 기억속 엄마는 전혀 달랐다.

동료에게 나쁜 일이 생겼다는 사실을 모른채 하지 않고 맞써 싸우는..

그러나 주인공의 아빠는 장님이었다.

마음의 눈도 뜨지 못하는..


다큐 촬영 PD인 김수진은 마지막 장면에서 주인공에게 엄마 사진을 건넨다.

사진 속 엄마는 미녀의 얼굴은 아니다.

그러나 못생긴 얼굴이라고 하기에는 애매하다.

그저 그 시대를 살아온 아름다운 여성들 중 한 명의 얼굴을 가지고 있었다.


편견, 선입견, 가스라이팅, 왜곡된 시선...

영화속에서 보여주는, 내가 경험해 본 적 없는 1970년대,

지금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2020년대 중반,

우리는 얼마나 발전하고 달라졌을까?


주인공이 1970년대 아버지가 선택했던 것처럼,

진실을 감추기로 결정하는 모습에 생각할 시간이 많이 필요했다.


그리고 나는 어떤 사람인가?

스스로에게 묻는 질문에 한참을 생각했다.



출처 : 나무위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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