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MBTI 로 따지자면 외향형 인간이다.
디자인을 배우고 글을 쓰기 시작하고 나서부터는 집에서 머무르는 시간이 그 전의 삶에서 평생 합친 시간보다 더 많을 정도로 뜻 밖의 인생을 살고 있다.
어떤 때는 꼭 꿈을 꾸는 것 같은 몽롱한 기분이 들기도 한다.
뭐랄까. 어쩌다 내가 이 길을 걷고 있는지 가끔은 나 스스로도 믿기 어려울 때가 있다.
그도 그럴것이 여태까지 내가 봐왔던, 그리고 생각해왔던 전형적인 은둔형 예술가하고는 전혀 스타일이 다르기에 나 스스로 예술가라고 말하기 쑥스럽고 혼란스러운 것 같다.
좀 더 솔직하게 말하면 좀 부끄럽고 자신감이 없다고 해야할까.
사람들은 나에게 반전이라고 말 할 정도로, 영업활동과 사람들과의 대면생활을 그리 오래 해놓고 어찌 이렇게 하루 아침에 갑자기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냐고 놀라워 한다.
사실 하루 아침은 아니기는 하지만, 오랜 직장생활을 한 것과 비교해 보면 하루 아침이라고 표현해도 크게 무리는 아니다.
갑자기 오늘 운동을 하는데 욱하는 기분이 불쑥 튀어 올랐다.
그 힘든 운동 시간에도 이런 생각이 들다니.
내가 비록 전형적인 예술가 타입은 아니더라도, 항상 무언가를 향해 끊임없이 생각하고 고민하며 앞으로 나아가고 있지 않은가.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하면 내가 사는 현실에 보여질 수 있는 형태로 구현할 수 있을까를 연구하고 있지 않은가.
요즘의 예술가는 소통도 잘해야 되고, 사업가적 기질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야말로 집에서만 내내 혼자 쓰고 그리고 그러는 것이 아니라, 바깥 세상에 나를 더 드러내고 다양한 방법으로 홍보도 하고 그걸 또 비지니스로 연결을 할 줄도 알아야 한다.
사실 아무도 나한테 뭐라고 한 적은 없다.
그냥 내 스스로 과거에 생각했던 예술가의 컨셉과 내 이미지가 충돌하여, 이렇게 스스로 개념 정리를 하고 있다고나 할까.
나는 요즘 세상에서 필요로 하는 예술가, 아티스트 일지도 모른다.
비록 엉덩이가 가볍고 밖으로 나다니는 걸 좋아하지만, 이런 나에게도 예술혼은 살아있다.
계속 꾸준히 그리고, 쓰고, 활동하여 지금보다 더 나은 사람, 아티스트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나를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