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이슈로 시작하고, 본질로 살아남기

by Custom K

2025년 10월 마포나루 강의 때, 저희 대표님의 강의를 듣고 한번 더 짚어보게 된 생각.


창업 초창기라면, 화장품의 본질이 먼저일까, 적당한 팔릴만한 것을 선택하는 게 먼저일까 한번 더 고민을 해보게 되었습니다.


결정은 본인이 하는 것이지만, 제가 밟아왔던 과정을 예시로 말씀드릴게요.



정부의 지원금으로 한 창업, 현재의 문제에서 시작해야 한다


정부사업 계획서를 보면, “차별화된 가치”라는 단어가 나옵니다. 즉, 현재의 시장 상황에서, 너의 아이템은 어떤 차별화된 가치가 있는지를 기술하는 건데요.


차별화된 가치(해결법)가 나오려면, 그전에 이 제품이 필요한 이유인 문제(아이템의 배경)를 먼저 정리하게 됩니다.


즉, 사업계획서에서는 “현재의 문제가 무엇이고, 내가 생각하는 해결법은 이것이다" 만 정리되면, 다른 입력사항들은 부수적인 것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제 아이템, 유기농 이력을 붙인 화장품


제 첫 1,000만 원 정부지원금의 아이템은 유기농 이력을 붙인 화장품이었습니다.


첫 단에서 정리한 부분을, 제 아이템으로 기술해 보겠습니다.


■현재의 문제: 소비자는 화장품 시스템에서 자신의 화장품이 원료 출처가 어떻게 되는지 확인할 방법이 없고, 문제가 발생했을 때 대응할 수가 없다. 화장품 원료의 이런 문제는 과거부터 계속 반복되어 왔고 소비자 피부 건강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내가 생각하는 해결법: 모든 화장품 원료를 컨트롤할 수는 없지만, 우리 땅의 못생겼다고 버려진 유기농 작물들을 생산자 이력을 붙여 원료 화하고, 화장품으로 사용하여, 소비자에게는 건강을, 원물 생산자에게는 계약 수매로 생산 안정화에 기여한다



문제는, 그 많은 화장품 제품군 중 어떤 제품을 출시할 것인가?


원물의 고함량을 원료화해야, 소비자의 피부 건강 개선 및 피부에 효능, 효과를 줄 수 있다는 것은 그전에 공방에서 소비자 테스트를 진행하면서, 아이의 예민한 피부를 진정시키면서 알게 되었던 부분이라, 천연물의 고함량까지는 연결이 되었고요.


수용성 천연물이기 때문에, 대표적인 제품군도 수용성 천연물 함유량을 높일 수 있는, 기초화장품류 중 하나가 되어야 했습니다.


그리고, 공방에서 여러 제품군을 테스트해 보았을 때, 효능을 확실하게 느끼는 제품군은 멀티밤 같은 타입이나, 크림류였기 때문에, 잠정적으로 크림을 생산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죠.



첫 시작 제품을 여성청결제로 정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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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생리대 이슈 기억나시나요? 생리대 이슈의 대체재가 없었고, 식약처 발표는 한 해가 다 가도록 결론 나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그 당시 이슈에 대응할 수 있는 제품인 “여성청결제”가 어떠냐는 멘토링을 받았고, 안 그래도 엄마와 아이가 함께 사용할 수 있는 순한 여성청결제 실험 포뮬러가 있었던 상황이라, 크림대신 여성청결제를 첫 번째 출시 제품으로 정하게 되었었죠.


차로 마시는 등급의 유기농 녹차 추출물 10% 함유 여성청결제


이슈를 올라타는 제품이라, 시장에서의 확산 속도도 빨랐고, 텀블벅 펀딩뿐 아니라, 카카오메이커스에 입점이 되어, 이 제품 하나로 3,000만 원 정도 벌게 되었습니다.


이때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창업 초기에는 ‘이슈에 올라타는 것이 편하구나' 라고요.



문제는, 본질에 대한 고민이 없었던 것


화장품 회사를 차렸으니, 제품을 하나만 출시하고 끝낼 수는 없잖아요? 그다음이 문제였습니다. 어떤 제품을 출시해야 할지 모르겠는 거예요.


우리 땅, 우리 작물을 친환경 방식으로 원료화하여, 고함량 최대한 사용하겠다는 미션은 갖고 있었지만, 제품군을 어떻게 확장해야 할지, 어디에서 시작해야 할지 도무지 알 수가 없어 1년 가까이 헤맸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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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지금의 무꿍 대표님께 멘토링을 요청하고, 화장품의 본질부터 다듬고, 핵심 원료를 정하고, 앞으로의 10년을 준비하는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고, 어떤 제품군이 현재 가장 필요하고 어떻게 확장해갈 지를 정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즉, “본질”이 정해지지 않으면, 앞으로 나아갈 수가 없는 것을 비로소 알게 되었습니다.



본질이 정해지면 쉬울까? 아니오


본질이 정해진다는 것은, 본질대로 모든 계획이 돌아가는 것을 의미합니다.


본질은 화장품의 수분과 영양이고, 핵심원료는 고로쇠수액이고, 아이부터 엄마, 아빠, 할머니, 할아버지까지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는 화장품.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는 화장품을 개런티하기 위해, 원료화시 유럽 인증인 코스모스 인증이 필요했고, 인증 기준에 맞추기 위해, 자료도 없는 상황에서 유럽 인증기관과 이메일로 씨름하고, 기존에 함께 협업하는 업체에 도움을 받아, 겨우겨우 기준을 만들어갔던 시간들이 기억납니다.


말로는 그리 힘든 일이 아닌 것 같지만, 이 과정이 생각보다 너무 힘들어서, 정말 편하게 사업하는 방법은 없을까 꽤 고민했습니다;;



사업지원금을 처음 받은 사업 초창기라면, 빠져들기 쉬운 유혹, “이슈“


출시 첫 제품으로, 제 기준 많은 돈을 벌 수 있었던 건 “이슈”에 올라타서였으며, 지금도 쉽게 창업 초기의 친구들을 보면 ‘이슈를 잡고 사업하시면 좀 쉬워요' 라는 말씀을 드리곤 합니다.


하지만, 이슈로 시작한 사업은 확장성이 떨어지며, 사업을 오래 끌고 가기 힘들어요. 그러니, 이슈에 올라타서 제품을 팔기 시작하더라도, 시간을 내어 “본질”도 정리하고 다듬어, 확장성을 넓게 갖고 시작하셨으면 합니다.


1년 팔고 말 꺼라면, 이슈를 잡는 것도 괜찮지만, 오래 사업을 하고 싶다면, “본질”이 우선이라고 결론 내리며, 글을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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