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은 제 기준 가장 힘들었던 시기였습니다. 집에 신경 쓸 일이 너무 많아서 회사일에 집중하기가 힘들 때였죠.
대표님께 양해를 구하고, 제 포지션을 줄여나가는 때이기도 했습니다.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화장품이 너무 좋아서 시작했던 이 일에서 내가 무엇을 이루었나를 되돌아보게 되더군요.
그러던 중, 11월 강원 바이오엑스포에서 체험행사 연락이 왔습니다. 외부출장을 갈 여력이 없는 상황이었는데, ‘그래, 이건 가자, 이건 가야 할 일인 것 같다’라는 생각에 3일의 행사를 치르고 왔습니다.
그리고, 기획자(대표님)가 이렇게 잘 만들어 놓은 피부 MBTI 프로그램과 맞춤형 화장품 만들기 조합을 내가 너무 못 살리고 있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행사를 다녀온 후, 1개월가량 곰곰이 생각해 보니, 그 전의 저는 제가 나름대로 회사일을 열심히 해왔다고 자부했는데, 실제로는 제가 한 일이 거의 없었다는 걸 인지하게 되었습니다.
코로나 때 2019년부터 2022년 말 정도까지였죠? 저는 제 사업을 일으키지 못한 이유가 코로나 때문이라고 생각했었는데, 가만히 생각해 보니, 코로나 때도 오히려 제게는 기회가 많았더라고요.
온라인 워크숍 관련 교육 사업 제안도 많이 들어와서, 기업 운영에 보탤 수가 있었고, 각종 학교에서 화장품 강의용 키트 문의도 많아서, 수입이 괜찮았거든요.
오히려, 다른 사람들보다 좋은 조건이었는데, 제가 준비가 안 되어 기회를 못 잡았다는 걸 인지하면서, 제 자신이 많이 부끄러워졌습니다.
블로그도 내 사정 때문에, 안 하려고 했고, 강의도 내가 하기 싫어서 안 하려고 했었는데, 생각을 비우고 그냥 꾸준히 하니까, 성과가 나오기 시작했던 것처럼, 이제는 그동안 안 하고 피했던 일을 해야 할 때라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내가 회사를 꾸리면서, 하지 않았던 일, 안 해본 일을 하자.
안 해본 일이라는 건, 그토록 하기 싫었던 일이라는 말이기도 하고, 내 결핍이기도 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2025년 3월까지 제안서 1천 개 목표라고 써놓은 이미지 보이시죠?
하루 분량을 체크해 가면서 작년 1년 동안 협업할 기업 이메일을 수집하고, 보내며 제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기 시작했습니다.
하루에 30개의 이메일주소를 수집하는 게 목표였는데, 바빠서 5개밖에 수집 못하면, 그다음 날에는 35개를 수집하는 식으로 워크샵을 진행할 정도로 규모가 있는 회사 대상 이메일 주소를 모았습니다.
그렇게 이메일을 수집하던 중, 남산에 운동 갈 일이 있었어요. 거기서 외국인들이 엄청 많은 것을 보고, 대표님께 전달했더니 여행사로 목표군을 바꾸어 보내는 게 어떻겠냐고 하시더군요.
4월까지는 여행사 대상 이메일을 수집해서, 또 제안서를 뿌리기 시작했어요. 그렇게 연결된 곳이 폴란드 여행객을 대상으로 한 여행사였고, 홍대에서 강의가 진행되었습니다.
2022년, 코로나 팬데믹이 끝나기 전, 무꿍에서는 우리나라 여성들의 피부타입을 고려해 24가지 피부타입 유형으로 보정하고, 피부 MBTI 진단을 하이브리드 웹으로 만들고, 농심 워크샵을 진행했습니다.
2023년에 이어 2024년까지 봉은사 행사, 강원 바이오엑스포 등에서 시장 반응을 보면서, 맞춤형 화장품 조제관리사 자격증이 있으면, 무꿍의 사업 분야가 훨씬 넓어질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과거에 공부 안 하고 시험 보고 2번 떨어진 후, 쳐다도 보지 않았던 맞춤형 화장품 자격증 공부를 이제는 해야 할 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2024년 12월, 제안서 보낼 이메일 수집과 동시에, 하루도 빠짐없이 책을 펴자가 목표였고, 술을 마시던, 일로 바쁘던 5분이라도 책을 보았어요.
그 결과 5월에 있는 자격증 시험에 붙었고, 2026년 맞춤형 화장품 강의가 잡히면서, 브런치에서 열심히 맞춤형 화장품 조제관리사 자격증 분야의 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이 강의는 자격증이 있어서 가능한 것도 있지만, 우리나라의 여성 창업, 청년 창업 관련 기관에 이메일로 제안서를 보낸 것이 동시에 작용해서 가능한 일이었죠.
어떤 일을 하는데, 열심히 하는 것 같은데, 뭔가 성과가 나지 않는다고 느끼면, 한번 자신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지셨으면 해요.
조금이라도 현실이 나아지려면, 자신이 정말 하기 싫은 일에 해답이 있더라고요.
제가 제안서 보내기를 하기 싫어했던 이유는 “거절당하고 상처받기 싫어서” “정부지원금까지 받은 나름 기대받는 기업이라 가오(?)가 살지 않아서” 등이 있었고, 강의를 그토록 하고 싶지 않은 데에는, “사람에게 에너지를 빼앗기기 싫어서”라는 제 방어 심리가 있었고요.
그런데요. 내가 그 일을 하기 싫은 이유를 알게 되니, 그 문제를 아무것도 아닌 일로 여기게 되는 능력도 생기더라고요.
또 하나는 내가 생각하는 것만큼, 사람들은 뭔가를 제안받는 것을 싫어하지 않는다는 것도 알게 됐어요. 지레 겁먹은 내가 문제지, 정작 메일을 받는 분들을 오히려 고마워하기까지 하는 것을 보고, 바꿔야 하는 건 “나 자신이 나를 규정하는 틀” “내가 보는 세상”이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여행사에 제안서 보낸 덕에 3월 하나투어*일본 선생님 대상 시범 강의 및 중국 여행 박람회에 무꿍이 K뷰티 프라이빗 체험으로 제안받은 상태입니다.
4월에는 창업기관들에 제안서를 보낸 것과 맞춤형 화장품 조제관리사 자격증이 있는 것 덕분에, 맞춤형 화장품으로 112시간의 은평여성인력개발센터 정부 지원 시범교육을 시작하게 되었고요.
그리고, 강의가 하나씩 진행될 때마다 제안서를 디벨럽하며, 관련 기관과 여행사, 기업에 제안서를 보내는 것을 꾸준히 할 예정입니다.
개인적으로 정말 힘든 몇 년 간이었는데..
바닥에서 어찌 되었건 살아내려고 나를 바꿔보니, 더 큰 보상이 주어진 것에 대한 감사함, 그리고 조금이라도 나은 내일을 위해서는 무언가를 꾸준히 하는 것밖에 방법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된 값진 시간이었습니다.
다음에는 “제안서 보낸 후, 회신 오지 않아도 괜찮은 이유“에 대한 글로 돌아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