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yond the Idea
제가 100만 원의 사업비를 확보했던 2015년과 1,000만 원을 지원받았던 2017년은 어느덧 10년 전의 일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 가치를 현재 물가상승률로 환산하면, 곧 시행될 '모두의 창업' 1차(200만 원) 및 2차(2,000만 원) 지원금과 맞먹는 수준입니다.
아이디어를 제출할 준비를 하신 분들을 위해, 제가 그 당시 작성했던 사업계획서 양식을 먼저 보여드리겠습니다. 사업계획서 양식이 완전히 똑같지는 않더라도 비슷한 수준을 요구할 것으로 보여, 참고하셨으면 합니다.
제안자 소개 및 어떤 아이디어(아이디어 주제)인지, 그 배경은 어떻게 되는지, 내용 쓰고, 100만 원을 어디에 어떻게 쓸 건지 예산까지 넣으면 끝!
1. 일반적으로 "이 적은 돈으로 실제 할 수 있는지" 실행 가능성을 봅니다.
2. 소액 지원은 '창업가 발굴'이 목적이라, 아이템이 조금 부족하더라도 제안자의 과거 경험이나 이 아이템에 매달리는 이유가 절실하면 선발될 확률이 높습니다.
3. 예산은 사업 아이템의 가설을 검증하기 위한 직접적인 비용인지가 핵심입니다.
4. 적은 돈으로 시작하지만, 이 테스트가 성공했을 때 더 큰 비즈니스로 발전할 수 있는 구조인지, 확장성을 봅니다
2017년도에 1,000만 원 사업지원금을 신청했을 때는, 이렇게 된 사업계획서를 냈으나, 처음에 100명을 뽑았다가, 나중에 30명만 1,000만 원을 지원해 주었습니다.
3개월 정도 검증 기간을 거쳐, 정말 창업할 사람을 선발하고, 사업계획서를 날카롭게 다듬고, 수익을 낼 수 있지를 집중적으로 살펴보았던 것 같습니다.
1,000만 원 사업계획서에서 가장 중요한 건, 비즈니스 모델, 즉, 돈을 벌 수 있는 아이템인가 하는 것입니다.
목표 고객을 좁게 설정하고, 다른 제품(서비스)과 차별화된 가치를 정리하고, 어디에서 팔 수 있는지, 현실적인 유통망을 정하고, 가격 및 수익구조가 어떻게 되는지 정리해야 합니다.
그리고, 대표자가 이 사업을 끌고 갈 수 있는지도 평가 요소 중 하나입니다.
제 경험상 서류를 제출했을 때, "이 사람이 정말 이 사업을 끌고 갈 수 있을까?"를 공통적으로 살펴보았고요.
위의 양식만 살펴보면, '기재할 문항이 조금 많아졌다' 정도인데, 명확히 다른 점은 수익화의 검증 부분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100만 원 아이디어 제안 면접에서는 수익화보다는 그 아이템을 왜 제안하게 되었는지를 중점으로 보았다고 하면, 2015년 청년사업화 지원금이었나, 1,000만 원짜리 사업계획서 면접에서는 그 당시 제 아이템에 대해 '수익화가 명확하지 않다'라고 그 자리에서 평가하더라고요.
그 당시 아이템이 "강사플랫폼"이었는데, 수익화를 어떻게 시킬 거냐는 질문에 제가 잘 대답을 못했고 떨어지게 되었죠.
반면, 2017년도 예비창업자 대상 시제품 제작비 심사 때는, 제가 몸담고 있는 분야인, "화장품"에 대한 사업계획서여서, 답변을 제대로 할 수 있었습니다.
그 당시 사업 아이템은 "유기농 원료 이력을 붙인 화장품"이었기 때문에, 시제품 개발비에 거의 대부분의 돈을 사용했고, 사업비의 제한은 없었습니다.
단, 실제 시제품을 제작하는 과정에서는 문제가 생기더군요.
앞에서도 계속 말씀드렸지만, 중요한 건 "대표자의 역량" "이 아이템을 성공할 수 있을 것인가"를 보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실무를 경험하지 않은 사람이, 그 일을 해내려면, 아이디어 만으로는 쉽지 않은 이유를, 제 경험을 토대로 말씀드릴게요.
저는 '화장품 쪽 강사'를 위주로 일했고, '레시피나 실험'에 적합한 사람이었지, 실제로 공장에서 생산하고, 원료 연구소와 일해본 적은 단 한 번도 없었거든요.
화장품 제조 공장은 지인을 통해, 협업할 곳을 찾을 수 있었으나, 문제는 "원료연구소"였습니다.
"유기농 작물"은 "녹차"로 결정을 쉽게 했으나, 유기농 인증(cosmos인증) 가능한 원료연구소를 찾는 것이 문제였죠.
유기농 인증 가능한 연구소 및 적은 양이라도 추출해 주겠다는 곳이 그 당시에는 거의 없었거든요.
구글링 하면, 원료를 추출하는 곳들이 결과로 나옵니다.
이렇게 제품 문의를 바로 할 수 있도록, 홈페이지에 올려진 곳은 바로, 필요량과 함께 견적문의를 드렸고요.
회사 소개는 있는데, 제품 문의가 안 나와있는 곳에는 직접 전화를 해서 "유기농 인증 기준으로 추출할 수 있는지"를 물어보았습니다.
그 당시 한 10곳이상 문의했는데, MOQ(생산 최소 단위)가 맞지 않거나, 커스터마이징(내가 보내는 원물로 추출물을 만들어줄 수 있는지 여부)이 안되거나, 유기농에 부합하는 방부 또는 용매를 사용할 수 없어서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그때 스트레스로 급성 위염이 발생했던 기억이 나네요.
암튼 계속 거절당하다가, 한 원료연구소의 회사자료가 나오더군요. 그리고, 해당 자료에 사업부문 이사님 이메일주소가 있었습니다.
정말 읍소하다시피, 추출물이 필요한 이유 및 포부, 꼭 성공해야 하는 이유 등을 장문으로 써서 보냈었습니다.
그리고, 기적처럼 그곳은 유기농 인증 기준의 원료화가 가능한 곳이었고, 그때의 인연은 지금까지 이어져 백운산 고로쇠 수액 원료화로 현재까지 함께 하고 있습니다.
아이디어를 실행하는 과정에서, 거절당하더라도 계속 찾아보시고, 시도해보셨으면 합니다. 세상에 해결되지 않는 일은 없더군요.
내가 포기하지만 않고, 해결의 의지만 있다면, 해결은 할 수 있는 거더라고요.
그리고, 현재 저는 이렇게 손을 내밀어 주신 연구소에 꼭 보답하는 날이 오기를 바라며 사업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