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꼬의 짧은 생각
동생과 함께 산지 3개월,
내 동생은 나와 7살이나 차이나는 늦둥이 막둥이다.
누군가 나를 간섭하는 걸 매우 싫어하기에 나 또한 다른 누군가에게 잔소리 따윈 하지 않는다 생각하며 살아왔는데, 웬걸 그녀가 우리 집에 온 순간 와장창 무너졌다.
말을 하는 와중에 친구들과 메신저를 하는 것, 나와 달리 긴 머리를 여기저기 흩뿌리는 것, 내 스타일이 아닌 향수를 칙칙 뿌리는 것까지! 사사건건 간섭하며 탐탁지 않아 하는 나를 마주했다.
게다가 좋고 싫음은 얼마나 분명한지, 대충 넘어가면 될걸 ‘너무 싫어!’라고 꼭 표현하는 성미가 얄미워 죽겠는 거다 ㅎㅎ
이제 그녀는 내가 입을 뗄라치면 ‘저새퀴 또 시작이네’라는 표정으로 나를 바라본다. 참네 ~
불쑥 나의 24살 어느 겨울이 떠올랐다. 가장 친한 친구와 밥을 먹는 자리에서 우리 헤이터 모임을 만들까? 싫어하는 게 너무 많잖아 일단 넌 오이 난 토마토 라고 했던 기억이 스물스물 나는 거다.
ㅋㅋ 어쩌면 동족 혐오였던 걸까.
사랑하는 동생을 존중해주지 못했던 나를 되돌아보며 많이 미안해진 오늘의 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