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다시 한번, 나의 창조성을 일깨워보자
2025년 새로운 새해를 시작하는 시점, 원래 연말연시에는 지나간 해에 대해 반추해 보고 새로운 해를 보람차게 맞이하기 위한 계획을 짜는 게 기본적인 행동 아니겠는가.
친구에게서 선물 받았던 아티스트웨이를 다시 펼쳐 들었다. 책 앞면에 친구가 선물에 남기는 글귀를 보고 살짝 마음이 시렸다. 이 친구와 반 강제로 절교당한 지 몇 년이 되었거든.
대체 몇 년 동안 나에게는 무슨 일이 일어났던 것일까. 잠시 다른 생각에 빠져있다가 지금의 주제로 집중해 보자.
지난 2년간을 생각해 보면 그야말로 ‘어떻게 죽지않고 살아남았던 것일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 우연의 일치인지 20년 전에도 비슷한 생각을 했던 적이 있었지.
이래서 줄리아 카메론 여사께서 “아티스트의 인생은 크게 보면 나선형 계단 같다” 라고 하신 건가.
물론 20년 전과 작년-올해의 사건사고들은 같지 않지만 그 두 사건에는 공통점이 있었지 : 나의 근간을 끝까지 마구 흔들어놓고 나의 창조성에 대해 의심을 품게 만들었다는 것.
나 같은 피아노로 먹고사는 사람들은 속된 말로 ‘자기 잘난 맛‘ 에 한껏 취해서 살아도 사실 성공했다 말하기엔 힘든 것이 현실인데... 하물며 자기 확신이 0에 수렴하는 상황에서는 무엇을 해도 만족스러울 수가 있겠는가. 심지어 나 자신이 만족하지 않는 예술을 어떻게 다른 사람들이 만족스러워할 것인가.
여기서 현재 나의 상황을 스스로 판단하자면 :
- 즉흥연주를 한다고는 하지만 음악에 필수적인 생동감은 그야말로 메말라있는 상태.
- 나를 위해 연습을 하고 공부를 한다는 건 생각할 수도 없을 정도로 지치고 절망해 있는 상태다
-심지어 내가 재미있어하던 피아노 치는 일마저도 시간 때우고 돈 버는 용으로 대충 찌끄리고 있는 상태. 이건 아닌거 같아.
- 내 마음에다 온갖 벽을 쳐놔서 내 본성을 제대로 살펴보는 것조차도 불가능한 상태. 더욱 끔찍하군.
그래서 다시 펼쳐 들었다.
이 손때 묻고 연필자국 가득한 이 낡은 책을.
다시 살아야겠으므로. 다시 일어나야겠으므로.
인생을 살아가다 보면 반전의 계기는 언제나 영웅적이고 극적인 사건의 형태로만 찾아오는 게 아니다. 지나가다 서점에서 우연히 발견한 얇은 시집에서, 하릴없이 인터넷 켜고 돌아다니다가 갑자기 발견한 짧은 글타래에서도, 하다못해 길을 가다가 마주친 한 어린아이의 말에서도.
그걸 인생의 반전으로 받아들이느냐 마느냐는 내 마음이 얼마나 열려있느냐에 달려있다. 세상의 편견에 지친 마음을 열어젖히고 머릿속에 똬리를 틀고 있는 의심쟁이를 잠깐 무시하는 것 등등, 나의 창조성을 발견하고 그것을 세상에 풀어나가는 것은 모두 자기이해와 훈련의 영역이다.
내 아이스트웨이 2회차 따라가기의 여정을 통해서, 여러분에게도 여러분에게 내재된 창조성을 발견하고, 또한 그것이 원래 그랬어야 하는 방향으로 실현될 수 있는 계기가 주어지기를 간절히 바란다.
창조성은 이미 날 때부터 존재하는 것이며, 그야말로 신이 우리에게 내려준 굉장한 선물이다. 이 선물을 열어보고 찬탄하는 데에는 ‘너무 늦었다’ 라는 개념은 존재하지 않는다.
당신 안에 당신이 모르는 아티스트가 있다. 당신이 알고 있었으면, 태초부터 그것을 알고 있었다면, 빨리 그렇다고 말해라 - 루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