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6. 오늘의 기분

"심심해"

by No선생

5교시 국어 시간에 'sns 예의 있는 댓글달기'

이제껏 심드렁했던 빵이가 가장 활발하고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역시 뱃속부터 스마트폰 세대라 그런가, 오늘따라 눈이 반짝반짝. 제법 댓글도 잘 달았고, 친구들이 스티커를 붙여주는 것에 열광했다.

휴대폰에서는 자동으로 한-베 언어가 번역이 되니 친구들도 본인이 베트남어를 써도 번역되어서 보이는 줄 착각을;;; 자꾸 베트남어로 댓글을 달려해서

"빵아 한국말로 댓글을 써야 친구들이 알 수 있어!"

그랬더니 제법 빠른 속도로 한국어로 댓글을 써간다. 물론 짧지만.

역시 사람은 자기가 아는 것, 관심 있는 것에 적극성을 띤다. 그동안의 심드렁했던 국어시간과 달리 가장 알찬 수업시간이 아닐까 싶다.


6교시에는 수학 수행평가를 쳤다. 지문을 읽기 어려워하는 빵이는 읽지도 않고 포기하는 듯했다.

시험인지라 내가 답을 가르쳐 줄 수도 없으니, 번역기를 켜서 지문을 번역해 주었다. 속도가 느렸을 뿐 빵이는 문제를 풀어냈다. 모르는 문제에 대해서는 그다음 문제로 넘어갔으면 했는데, 모르겠으면 다음 문제로 넘어가자고 해도 잘래잘래 고개를 흔든다. 이럴 때 보면 빵이는 꽤나 완벽주의(?) 성향을 가진 듯하다.


한국 수학이 수준이 높은 편이라 못할 줄 알았는데, 혼자 잘 푸는 모습에 기분이 좋았다. 그러나 지문이 어려운 관계로 문제를 읽는데 거부감이 드는 것과 서술식 문제는 빵이에게 너무 어렵다는 해결해야 할 문제가 남아있긴 하다. 지문을 번역하고 이해할 시간이 필요하다 보니 시간이 부족했다. 그래도 빵이가 푼 문제는 대부분 다 맞았으니 이것만 해도 훌륭하다!!!


셀프 채점을 하다 보니 본인이 못 푼 문제에 대해 속상해 보였다. 내 눈에는 귀여우나 어릴 때 생각해 보면 그런 부분에 자존심을 상했던 기억이 났다.


"빵아~ 너무 잘 풀었다. 대단해!!!!! 이렇게 한국 수학 문제를 풀어보는 빵이가 참 멋지다."


칭찬이 빵이에게 힘이 될지 모르지만, 너도 안심 나도 안심.

이 정도면 됐다!!! 여전히 시험칠 때 번역기 사용에 대한 논의가 담임선생님과 필요하겠지만 일차 목표는 학교 적응이 우선이라는 교장선생님의 지침과 나의 생각 역시 '잘하는 것'보다 '좋아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기에 이 정도면 잘 적응하고 있다 생각된다.


오늘도 누리에에 열심히인 빵이는 오늘의 기분에 늘 베트남어로 썼는데, 오늘은 처음으로 한국어를 써놨다.


"9월 11일 오늘의 기분 : 심심해 "


심심한 빵이의 요즘 최애 신나는 것은 '피아노 치기'이다.

이제 도레미파솔라시도 양손 치기를 마치고, 어제는 도솔미솔 반주법을 연습했다.

함께하는 시간 중에 가장 눈이 반짝반짝하고 더 하고 싶어서 샘 부리는 유일한 시간.

뭐라도 학교에서 재미있는 일이 있으면 그걸로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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