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 학생
지난주 금요일에 헤어지고 오래간만에 만났다.
“월, 화요일 선생님 없을 때 어떻게 보냈어?”
“잠”
“잤어?”
‘끄덕끄덕’
여전히 낮잠을 못 자면 오후 수업시간에 헤롱헤롱한 빵이.
그나마 내가 옆에 있으니 잠은 못 자는데 혼자 있으면 졸고 있나 보다.
수요일은 둘만의 시간이 2시간이나 된다. 평소 못해본 활동을 더 본격적으로 할 수 있어 좋다.
지난주 수요일이 현장학습일이라 우리의 첫 수요일 되시겠다. 5교시가 마칠 때쯤 갑자기 시간표를 가리키더니
“끝”
그제야 나는 수요일은 정규교과가 5교시에 마친다는 것을 알았고, 오늘은 특별히 반 친구 한 명을 초대(?)해서 함께하기로 했다.
셋이 앉아서 누리에를 시작하는데
“빵이가 은이한테 이거 어떻게 하는지 설명 좀 해줘~”
‘도리도리’
“에이! 쉽잖아. 한번 이야기해 줘 봐”
“색칠해”
“이햐 정확하다! 빵이 말대로 마음대로 색칠하면 돼!”
아무래도 단 둘이 있는 것보다 친구가 한 명 오니 활기차다. 물론 둘 사이에 대화는 없지만 말이다.
지난번 은이와 함께 둘이서 피아노를 치고 온 날부터 빵이는 피아노를 배우고 싶어 했다. 그 이야기를 은이와 나누는데 이 친구 참 센스가 만점이다.
“은이는 피아노 잘 쳐?”
“저는 잘 못 치는데요. 체르니 50번까지 배우고 요즘은 학원 안 가요.”
“우와, 그날 은이랑 피아노 치러 다녀온 후에 빵이가 피아노 배우고 싶어 해.”
“아, 피아노 처음 치면 ㅇㅇㅇ책으로 배우면 되는데.. 어쩌고 저쩌고…. ”
“선생님한테 그 책 이름 정확히 알려줄래? 처음 들어보는 책이네”
“저 그 책 피아노 학원에 있으니까 학원에 들러서 그거 빌려드릴게요”
캬. 역시나 빵이는 복이 많다. 이렇게 주위에서 하고 싶다 하면 척척 도와주니까. 게다가 교장선생님께서 멜로디언도 학습지원 준비물로 가능하다고 사주신다고 하셨다.
원하고 바라면 현실이 되는 이 감사한 빵이 월드. 한국이 이렇게 너를 환영하고 있다는 것을 빵이는 알까!? 복댕이 빵이.
먼 훗날 이렇게 기록을 남긴 우리의 시간을 성인이 되었을 때 읽어 볼 수 있다면 참 재밌겠지?
가끔 개인적인 이유로 학교를 가지 못할 때 담임선생님을 통해 전달했는데, 아무래도 빵이의 한국어 실력 점검도 할 겸 서로 폰 번호를 알면 좋겠다 싶어서 물었다.
“빵이 전화번호 알려줄 수 있어?”(아직 폰이라는 말을 안 쓰고 전화기라고 해야 알아듣는다.. 신기)
‘끄덕끄덕’
“그럼 선생님 폰에 빵이 번호 눌러봐. 그리고 통화버튼 눌러서 빵이도 선생님 번호 저장해~”
그렇게 폰번호를 입력하고, 폰에 나를 저장한 후 나에게 폰을 들이민다. 폰을 보자마자 빵 터졌다.
“소 선생님”
어쩜 그리도 또박또박 잘 썼는가.. 띄어쓰기까지 -..-
그날 장난스레 소라고 하자는 말에 빵이는 진지하게 소인 줄 알았나 보다. ㅎㅎ
‘수 선생님’으로 고쳐주고 우리는 그렇게 연락처를 알게 된, 좀 더 가까운 사이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