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능주의적 미학의 구현
브랜드 아나토미아에서 다루고자 하는 브랜드들 중에는 '일상복에서 이렇게까지 기능성을 강조할 필요가 있을까' 싶은 브랜드들도 있다. 특히 밀리터리 복을 복각한 브랜드들이 그렇다. 나나미카는 그런 점에서 특별하다. 나나미카에서는 기능성이 브랜딩의 일환으로 강조되는 것이 아니라, 그 자체가 브랜딩의 핵심 요소가 된다. 그렇다고 고리타분한 등산복 디자인을 선보이는 것도, 기능성에만 치중하여 마냥 미니멀하기만 한 제품을 만드는 것도 아니다. 나나미카는 아웃도어 스포츠에 문외한인 사람도 디자인만 보고 구매할 정도로 스타일리시하다.
이처럼 성공적인 브랜드가 갖추어야 할 요소들 중 어느 하나도 놓치지 않는 브랜딩을 위해서는 '가치'에 대한 합리적인 사고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이 브랜드에서 최우선으로 추구하는 가치는 무엇인가, 그것을 추구하기 위해 버려야 할 것은 무엇인가, 그 가치를 추구함에 있어 함께 고려할 수 있는 또 다른 가치에는 무엇이 있는가, 어떤 가치관을 가진 사람들이 제품을 소비하길 원하는가. 그래서 나나미카처럼 만듦새 훌륭한 브랜드를 접할 때면 무엇보다도 디렉터가 가장 궁금해진다. 나나미카에 대한 소개는 나나미카의 총괄 디렉터 혼마 에이이치로(本間 永一郎)씨의 인터뷰로 갈음하고자 한다.
HYPEBEAST와의 인터뷰
나나미카 이전의 당신의 커리어에 대해서 알려주세요.
한국과 일본의 노스페이스는 골드윈(Goldwin inc.)가 소유하고 있는데, 저는 이 스포츠웨어 회사에서 1982년부터 저의 커리어를 시작했습니다. 저는 거의 18년을 아웃도어 의류, 잠수복 등에 관련된 업무를 담당했습니다. 저의 첫 임무는 항해복(sailing clothes)를 판매, 기획, 디자인 것이었습니다. 당시 일본에서는 아웃도어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었습니다. 아웃도어 활동이 사람들의 일상의 일부가 되기 시작했고, 30년 전임에도 이미 사람들은 아웃도어 웨어를 일상복처럼 착용했습니다. 캐주얼하고 실용적이라는 이미지가 강하게 자리잡았던 것이지요. 사람들은 서로에게 자기가 어떤 아웃도어 제품을 입는지 선보이고 싶어했습니다.
패션이나 디자인 계열 공부를 하셨던 건가요?
아니요, 사실 제 전공은 사회학과 심리학이었습니다. 이 산업에 뛰어들기 전에 저의 주 관심사는 행사를 기획하거나 제품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회사에서 저를 디자인 팀의 브랜드 디렉터 직에 앉혔습니다. 저는 언제나 사람들이 '우와'하고 감탄하게 만드는 것에 관심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것을 통해 사람들이 즐거움을 느끼게 만들고 싶었습니다. 당시 일본에는 기능성 의류가 굉장히 적었는데, 그 때문에 저는 이 산업에서 요구되는 지식의 많은 부분을 독학으로 터득했습니다. 또한 같은 디자인 팀의 파트너인 선배로부터도 많이 배웠습니다.
그렇다면 그 일을 하면서 기능성 소재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인가요?
네, 그렇습니다. 기술적 혁신은 옷이 어떻게 디자인되어야 할지를 결정합니다. 가령 어떤 소재가 신축성이 전혀 없다면, 그 소재로 만들어진 옷은 움직임을 용이하게 하기 위한 여유가 있어야 할 것이나, 신축성이 있는 소재가 개발된다면 몸에 꼭 맞는 디자인도 활동성에 제약을 가하지 않도록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첨단 소재에 대해 잘 파악하고 있기 위해서는 생산 공장과 긴밀하고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본인만의 브랜드를 만들 생각은 언제부터 하게 되었나요?
저는 처음 의류 산업에 발을 디뎠을 때부터 개성적인 브랜드를 만들겠다는 큰 포부를 품었습니다. 첫 직장에서 저의 업무는 주로 해외 브랜드의 일본 내 라이센스를 확보하거나, 독특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더라도 기성 브랜드 확장의 일환으로 전개하였습니다. 따라서 저의 첫 번째 동기는 우리만의 기업 구조를 구축하는 것이었습니다. 이를 위해 우리는 판매, 디지컬 커뮤니케이션, 머천다이징 등에 걸친 생산단계 전반을 통합하여 우리만의 브랜드 이미지를 투명하고 확고하게 제시하는 것에 품을 들였습니다.
혹시 심리학을 전공한 것이 현재 하고 있는 일에 뒷받침이 되었다고 보시나요?
솔직히 말하자면, 저 스스로 그렇다고 생각해본 적은 없습니다. 하지만 주위에서 말하길, 심리학을 공부한 것이 저의 근본적인 관심사에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합니다. 아마 전체를 조망하고 그로부터 해결책을 도출해내는 저의 접근방식에 영향을 미쳤을지도 모르지요.
출처: hypebeast.com
나나미카의 디렉터 혼마 에이이치로씨는 노스페이스 재팬과도 협업하여 노스페이스 퍼플라벨 라인을 제작하고 있다. 노스페이스의 아시아 지역 독점 판매권은 골드윈이라는 일본 회사가 가지고 있기 때문에, 노스페이스 재팬에서 생산되는 퍼플라벨은 일본 국내에서만 판매된다. (나나미카도 골드윈의 계열사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스페이스 퍼플라벨은 전세계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퍼플라벨은 나나미카에 비해 좀 더 전형적인 캐주얼 룩에 가깝다. 컬러도 나나미카에 비해 다채로운 편이다. 반면 나나미카는 컬러는 다소 단조롭지만 디테일이 좀 더 실험적인 편이다.
(참고로, 골드윈은 아시아 각국에 합작 회사를 설립하여 노스페이스 제품을 판매하고 있는데, 한국의 경우 1997년 영원무역과 합작하여 골드윈 코리아를 설립하였다. 영원무역은 골드윈 코리아 설립 이전에도 노스페이스의 OEM을 맡아왔으며, 2012년에는 골드윈의 최대주주가 되었다. 골드윈 코리아의 노스페이스 코리아에서는 화이트 라벨 라인을 제작하고 있다.)
Highsnobiety와의 인터뷰
퍼플라벨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려주세요. 언제 어떻게 시작되었나요?
노스페이스 퍼플 라벨은 노스페이스 재팬과 나나미카의 콜라보레이션 라인입니다. 저는 노스페이스의 아시아 판매사 골드윈에 1982년부터 일했고, 노스페이스 재팬의 사장이 지금 저의 절친한 친구입니다. 우리는 제가 나나미카를 런칭한 2003년에 곧바로 노스페이스 퍼플라벨을 시작했습니다.
왜 퍼플라벨은 일본에서만 판매하나요? 언젠가 퍼플라벨이 해외로 수출될까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노스페이스 재팬의 판매권은 다른 지역과 다릅니다. 따라서 우리는 다른 지역으로 수출할 수가 없습니다. 나아가 노스페이스 자체와 노스페이스 퍼플라벨 사이에는 중요한 차이가 있습니다. 전자는 아웃도어 기능성 제품을 표방하는 반면 후자는 패션브랜드로서의 정체성을 지니고 전개되어 왔기 때문입니다.
일본에서만 판매된다는 점 외에도, 퍼플라벨과 노스페이스 메인 라인 사이에는 어떤 차이가 있나요?
스포츠웨어의 핵심은 편안함을 극대화 하고 무게를 최소화함으로써 자유로운 움직임을 가능케 하는 데에 있습니다. 따라서 노스페이스 메인라인은 아웃도어 스포츠에 최적화된 궁극의 기능성 의류로 구성됩니다. 다른 한편 사람들에게는 정서적 취향이라는 것도 있습니다. 누군가는 기능성 웨어에 감각적인 터치가 가미되길 원할 수도 있습니다. 노스페이스 퍼플라벨은 이런 소비자들의 요구에 부응하여 아웃도어 의류에 현대적 감각을 더하여 스타일과 기능성을 모두 살린 라인입니다. 이 두 가지는 나나미카의 핵심 가치이기도 합니다.
퍼플라벨의 디자인의 가장 큰 특징은 무엇인가요?
노스페이스 퍼플라벨의 디자인 원칙은 다음과 같습니다. 우선 제품들은 '노스페이스스러워야' 합니다. 다시 말해, 그것들은 아웃도어 스포츠에서 얻은 영감을 바탕으로 도시 한복판에서도 산을 떠올리게 할 수 있어야 합니다. 다음으로, 노스페이스가 개발한 소재와 일본인들의 체형에 알맞은 핏감 등 노스페이스만의 유산을 잘 반영해야 합니다.
퍼플라벨의 초점은 기능성 의류 제작 기술을 발전시키는 것에 있나요, 아니면 메인 라인에서는 구현되지 않은 감각적 요소를 더하는 것에 있나요? 아님 두 가지 모두인가요?
다시 말하지만, 노스페이스 퍼플라벨은 디자인을 발전시켰다고 해서 기능성을 타협하는 것은 아닙니다. 노스페이스 퍼플라벨은 노스페이스 메인 라인의 고기능성을 일상생활에 최적화하여 스타일리시함과 결부한 제품들입니다.
그렇다면 퍼플라벨에서는 어떤 방식으로 신기술을 제품에 접목시키고 있나요? 메인라인 제품들에 도입된 기술과 정확히 동일한 것을 사용하나요?
우리(나나미카 디자인 팀)는 노스페이스 디자인 팀과 긴밀하게 작업하기 때문에 메인라인에 사용되는 소재들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디자인과 제품의 사용 목적에 따라 일반 소재로 대체하기도 합니다.
퍼플라벨과 노스페이스 본사(HQ)는 어떤 관계인가요?
우리는 노스페이스 재팬의 본사인 골드윈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정보 공유를 위해 노스페이스 미국의 본사와도 직접 소통하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퍼플라벨과 나나미카 사이의 관계는 어떻게 되나요?
나나미카가 노스페이스 퍼플라벨 제작 및 생산을 총괄합니다.
퍼플라벨 팀의 규모는 어떻게 되나요?
퍼플라벨 제작을 전담하는 팀은 12명으로 구성되고, 판매처 직원은 18명입니다.
(동일한 질문이 반복되었는 바 이하 생략)
출처:highsnobiet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