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ARI 박하림 Sep 09. 2020

내면 다듬기








돌아보면 늘 굳은 결심을 한 직후에 결심을 뒤흔드는 말을 듣거나 그럴 만한 상황이 벌어집니다. 인과적 설명은 차치하고 목적론적으로 이해해보자면 굳은 결심을 더욱 굳게 만들기 위한 허들이었던 것이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나는 지금까지 그 허들을 넘었던 적이 한 번도 없었습니다. 뛰쳐 나가고 방황도 했지만, 여전히 허들 근처에서 서성였을 뿐입니다. 오히려 내 결심이 잘못된 것이었음을 확인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서성였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편안함과 안정감을 이유로 어떤 의지도 품지 않았던 순간으로 되돌아오고는 했습니다.


나는 오늘 그 허들을 넘으려는 제대로 된 시도를 처음한 것 같습니다. 남들에게는 별 것 아닐 수 있지만 내게는 너무나 큰 한 발자국입니다. 그리고 이번에는 반드시 넘을 겁니다. 희뿌연 상을 뚫어져라 쳐다보며 선명해질 때까지 관찰할 것이고, 그것에 이르기 위한 로드맵을 끊임 없이, 또 끊임 없이 따르고 확인하고 검토할 것입니다. 흔들릴 때, 이 같은 허들이 또 다시 나타날 때 나는 그 로드맵을 붙들고 잠시 멈춰서서 안정되길 기다렸다가 같은 길을 갈 것입니다. 의지가 나약해질 때는 동경하는 사람의 말과 글을 되새기고 다시 읽으며 마음을 가다듬을 것입니다.


어떤 길을 가야 하겠다는 의지에 불이 붙는 순간이 있는데, 그 불길을 살뜰히 지킬 수 있어야 합니다. 나는 혼자서는 그 불길을 지킬 힘이 없다고만 생각했었는데 그렇지 않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그 마음에 반드시 화답할 겁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위안을 주는 사람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