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엽서시

부레옥잠

by 엽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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닿지를 않아.

내가 뻗은 가닥가닥의 뿌리는,

그리하여 나는 하염없이 어딘가로 떠내려간다. 나는 뿌리내려 박은 그대들 모두를 증오하고 질시하다가도 어느 날 밤에 달도 뜨지 않은 거무룩한 밤에 혼자 이렇게 떠내려가다보면 저 하늘까지 닿는 것이 아닐까 무서워서 울며 그대들을 찾기도 하였다오.

매일 아침 같은 자리에서 일어나 해를 보고 새를 듣고 벗들에게 안녕을 묻고 하늘을 볼 수 있다면.

바라건대,

그러나 내가 내린 가닥가닥의 뿌리는 물살을 할퀴고 나는 어디론가 흘러가는 중.

닿지를 않아,

닿지를 않으니,

나는 하염없이 떠내려 가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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