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엽서시

보다, 다시

by 엽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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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문득 앞에 혼자 엎드려 시굼시굼하는 빈 의자에서 너를 보았어. 아마도 이제 중학생 딸애를 두었을 법한 얼굴이더군. 많이 웃고 살았나보데. 팔자주름을 비비크림일지 파운데이션일지 무언가로 덮고 조금 얼굴은 찌푸리고. 다리는 왼쪽 다리를 들어 오른쪽 다리 위에 비스듬히 놓고. 이제 아줌마라는 말도 여럿 들었을 법한데 머리는 빠글빠글 볶지도 않고.

쥐색 옷을 입고 어디를 보고 있는데.

그리고 또 한 번은 지하철에서였든가, 너는 물빛 옷을 참 곱게 또 차려입고 손에는 어린 딸아이 조막손을 쥐고 다른 한 손으로는 핸드폰을 쥐고 바삐 조잘거리며, 아마 네 친구들을 만나러 가는 길일까.

남편이 일찍 회사를 마치고,

근사한 식당이라도 가는 것일까.

나는 혼자 두툼한 오바를 당겼다.

이렇게 내가 너를 보는 일은 잦고 잦고 잦고 또 잦고도 잦은 일이지만,

그러나 나는 너를 만나지 못해.

우스운 일이지.

우스운 일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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