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엽서시

버팀으로 버림을

by 엽서시

버팀으로 버림을 이기려 들었다.

꽃으로 곤봉을 이길 수 있다는 말처럼, 나는 혼자 어깨가 굽었다. 천장처럼 어둔 밤하늘 아래 나는 또 누군가의 입김 위에 주저앉았다. 차라리 울고 소리를, 지랄을, 발광을, 이라도 하며 버티어 보았다면은. 헛지랄 같은 생각. 추저분하다는 말로 나는 내 입을 감았었다.

하늘에 몇몇의 별이 가물 뿐이었다. 아둔패기야, 버팀으로 버림을 이길 수 없어. 정말이야, 중얼거렸다. 거리에 선 나무들이 누군가의 손이 너무도 잡고 싶어 혼자서 앙상한 손가락을 쥐어보는 겨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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