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2015년에 살았다는 것을 기뻐하고
내가 그 한 해를 너를 사랑하며 보낸 것을 지금 또 한번 기꺼이 여기는 까닭은
내가 수영을 알고 또 수영의 시를 알고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이라는 가수를 알고
늬가 없어도 나는 산단다는 말,
억만 번 늬가 없어 설워한 끝에
억만 걸음 떨어져 있는
너는 억만 개의 모욕이다,
이렇게 끝내자는 노랫말,
마치 예전에도
몇번씩 그랬던 것처럼,
그러다 문득
가슴시린 그날에
어쩌다 한번씩
너를 원망하는 것쯤은,
이 영원한 숨바꼭질 속에서
나는 또한 영원히 늬가 없어도 살 수 있는 날을, 기다려야 하겠다,
나는, 억만무려의 모욕인 까닭에,
영원히 잊혀지자,
조용히 돌아서자,
모두다 잊어주자.
전철에서 내 나잇살이 전역증이 부끄러워질만큼 물컹해지다가 내릴 역이 되어서 가슴을 찾고
내려서는
계단을 오르다가
생각하는 것이다.
하나의 시와 하나의 노래를 온전히 들을 수 있었다면 이 한 해도 나쁘지는 않았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