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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엽서시

성산을 보고 서서

by 엽서시
IMG_20150921_224155.jpg 성산 일출봉에 지는 해가 걸렸다

황혼이 푸진 자리에 타고 남은 성냥개비가 머리를 얹었다.

붉은 것이, 또는 푸른 것을 물들였다.

바람이 불어 풀머리들은 고개를 세웠다.

짜겁고 구수하고 향긋하고 또 누린 냄새가 번졌다.

어디서 나그네를 위해 고기를 삶는구나.

바람과 풀 위에 서서 섬에게 인사했다.

그럼 안녕.

섬이 노을을 접으며 답한다.

그래,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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