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받아들이다
아욱국을 먹다
나는 한 번도 살아있는 아욱을 본 적 없다는 결론을 얻었다.
지금 밭고랑 빛깔의 국물에 떠다니는 이 주름진 잎사귀가
줄기를 펴고 곧게 머리를 쳐들어 하늘을 받치고 있는 모습을
나는 상상조차 할 수 없다는 결론을 얻었다.
스뎅 숟가락에 국물이 스미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그대여,
그대의 겹겹에도 내가 생각할 수 없는 모습들이 있다는 결론을 얻었다.
그 모든 그대의 모습이 함께 어우러져 뭉근히 그대를 만들었을 것이다.
나는 그저 받아들여야한다.
내가 생각할 수 있는 그대 그 이상의 그대를.
흰밥이 제 빛을 버리고 아욱국을 받아들이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