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욱국

그저 받아들이다

by 엽서시
아욱꽃.jpg

아욱국을 먹다

나는 한 번도 살아있는 아욱을 본 적 없다는 결론을 얻었다.

지금 밭고랑 빛깔의 국물에 떠다니는 이 주름진 잎사귀가

줄기를 펴고 곧게 머리를 쳐들어 하늘을 받치고 있는 모습을

나는 상상조차 할 수 없다는 결론을 얻었다.

스뎅 숟가락에 국물이 스미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그대여,

그대의 겹겹에도 내가 생각할 수 없는 모습들이 있다는 결론을 얻었다.

그 모든 그대의 모습이 함께 어우러져 뭉근히 그대를 만들었을 것이다.

나는 그저 받아들여야한다.

내가 생각할 수 있는 그대 그 이상의 그대를.

흰밥이 제 빛을 버리고 아욱국을 받아들이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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