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X년의 백일장을 끝으로
글은 내가 돈을 벌어주지 못했다
팔리지 않는
거들떠보지도 않는
좌판 위 시들어가는 야채들
그리고 공연스레 그것들을 뒤집고 또 쓸어보는 상인
어쩌면 그 200X년의 백일장을 끝으로
나는 글을 그냥 두어야 했는지 모른다
얼굴의 흉이 덧나듯이
내가 주무르고 짜내어
곰보의 얼굴 같이 되어버린 글
누구도 돌아보지 않는 글
두 주머니를 가득 채우고
두 손 가득 움켜쥔
빈털터리를 만든 글
200X년, 두 손으로 받은 상장, 으쓱함, 멋쩍음
어쩐지 간지러운 얼굴
아, 나는 그만 손을 글에 가져다 대고 만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