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른 마음

붉게 째진 마음보다야

by 엽서시

마른 마음을 씹으며 걷는다

마른 마음은

맥주에 어울린다

어제 빼금한 그믐달을 보며

나는 다른 것 없이 맥주를 비웠다

붉게 째진 뚝뚝 흐르는 마음보다는

마른 마음이 낫다

새카맣게 하루를 채우고

돌아오는 길에

나는 주머니에서

마른 마음을 꺼낸다

마른 마음을 씹는다

마른 마음을 씹으며 걷는다

삼켜지지 않는

삼킬 수 없는

마른 마음을 씹는다

그믐달도 없는 새카만 하루에

맥주 하나 데리고 나온 길

마른 마음을 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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