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곳 상계동은 하늘도 가난하고 .
뜨는 별도 하여 , 바스러진 모래 같은 것들이 퀭한 미소로 이 곳을 바라본다.
참으로 가난한 미소로.
그러니 오늘도 땀에 전 러닝셔츠로 축축한 등골 위에 버티고 서서 올려보는 하늘마저 가난한 것이 이 땅이외만,
그러나 하늘은 또, 이러한 가난한 이들을 딱하게 여기시어 더없이 낮게 그 몸을 이끌고 내려와 우리를 품으신다.
저마다 입을 짝짝 벌리고 떠먹어야 할 뚝배기와 종지와 사발이 기다리는 곳으로 가난한 땅을 밟고 가는 이 저녁에,
하늘은 더없이 사랑스럽게 이 곳을 끌어안으신다.
그리하여 이 가난한 곳, 상계동은 비록 하늘마저 가난하고 가난하시외만,
밤만큼은 이리도 따뜻한 것이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