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타너스

by 엽서시

저 바람에 날리는 흰 먼지 같은 것들을 아느냐고,

그가 물었다


플라타너스 씨앗이라고, 나는 웃으며 답했다


그러면, 야, 나무들이 날아다닌 거네,

그가 웃었다


플라타너스란 이름은 잎이 커다랗다는 뜻이고,

우리말 이름은 버즘나무라고, 줄기에 버즘* 같은 것이 피었기 때문이라고,

나는 묻지도 않은 것들을 말했다


왜 우리는 버즘 핀 줄기만 보였던 걸까,

그의 물음에는 답하지 못했다

플라타너스는 푸른 하늘에 머리를 적시고 있었다


버즘 핀 얼굴들은 나무에도 버즘이 핀 것을 보며 울었다

나무껍질 같은 손이 나무껍질에 닿았다

목숨 같던 자식들을 바람에 날려 보내며 또 한 번 울었다

- 너희는 버즘 같은 것 가난 같은 것 모르고 살거라.

- 그런 말조차 없는 곳에서 싹 틔우거라.

하여 플라타너스, 플라타너스!


*버즘: 버짐의 잘못. 백선균에 의해 일어나는 피부병으로 주로 얼굴에 일어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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