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재치라고 생각한 것은

by 엽서시


내가 재치라고 생각한 것은, 실은 가시였다

자존심이라고 생각한 것도, 실은. 오만, 무관심, 편견, 게으름……

따위의 것들을 애써 포장했지만, 그것들은 실은,

가시 곁의 가시와 가시 속의 가시……


실은 내 가슴팍 안에 든 것은 쭉정이다

그런데 그마저도. 나는 두렵다

가시를 두르고 가시 속에서 나는 숨는다

변명을 끌처럼 쥔 채, 속으로, 속으로, 나는 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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