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찾는 것

by 엽서시

길을 찾는 것은 주로 나의 몫이었다.

그와 있을 때,

그러니까 무슨 식당이나 또는 무슨 카페, 극장을 찾을 때,

나는 스마트폰을 보고 길을 찾았다.

납작한 화면에서

나는 동서남북도 모르는 그저 하나의 푸른 점,

한 걸음쯤 떨어져, 그는 가만 나를 따라왔다.

왜 그렇게도 간판들이 보이지 않던지,

우리는 자주 골목을 헛돌고, 또 그때마다 와르르 웃었다.


생각해보면,

나는 조급할 일이 전혀 없었다.

무슨 식당이나 또는 무슨 까페, 극장을 지나

닿고 싶던 곳에 나는 이미 닿아 있었다.

스마트폰에는 나오지 않는,

한 걸음쯤 떨어져 나를 따라오던,


생각해보면,

얼마나 어리석었던지.

나는 동서남북도 목적지도 모르는 그저,

앞으로만 걷는 하나의 푸른 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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