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을 추억할 그 어느 때

그 어느 때에는

by 엽서시

지금을 추억할 그 어느 때

다른 것은

생각지 말자.


어느 먼 땅의 전쟁과 난민,

선거의 패배와 승리,

투쟁과 싸움과 갈등,

치솟는 억울함과 분함,


너의 설움과

나의 고생 같은 것,

마르는, 말라가는 눈물 같은 것들은,

그래,

말하지 말자.


길가에 꽃이 환히 핀 날이 있었고,

소설 하나를 온전히 읽은 날이 있었느니라,

물은 흘러도 노둣돌은 남아

곱곱이 세월을 노다니는 기억이 되는 것인데,

우리는 설움과 슬픔으로 노둣돌을 두지 말자.

하여 우리가 지금 놓는 노둣돌은

어느 캄캄함 속에 있을 때에도

띄엄띄엄한 별처럼 빛날 것이니,

설움과 슬픔은 흘러가고,

그랬었지, 웃고 터칠 말거리 되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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