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고(推敲), 두드린다와 밀어낸다

by 엽서시

가끔, 너는,

나를 두드린다

어떻게, 지냈어, 하고 물을 틈도 없이

네 주먹이 나를 두드린다

그 주먹이 앙상하여, 또 가냘프므로

나는 핏빛 멍자욱이 든다, 뜯어진 생채기에서 피가 흐른다……

네 두드림은 언젠가 네게 뱉어냈던 모진 말,

또 그 언젠가의 무관심(無關心), 무시(無視), 무심(無心), 무지(無知) 같은 것들……

네 주먹이 연이어 나를 두드린다


또 어느 날, 순간에는, 너는 나를 밀어낸다

네가 나를 밀어내는 만큼 너는 나에게서 멀어진다

멀어지고 만다, 멀어져야 한다, 그렇다고 한다, 그래야 한다고 한다,

밀어내는 만큼 멀어지는 것은 어느 높은 누구도 돌이킬 수 없는,

지엄한 법칙이란다, 그래서 나는 멀어지는 너를 보고만 있는다


그리고 그러다보면 가끔,

또 어느새 너는 나를 두드리고 있다……

두드린다……, 밀어낸다……

두드린다……, 밀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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