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온통, 못 가는 놈들 천지다.
슝슝, 달리는 놈들 몇만 제외하면
우스운 일이지, 암……
불편이 불편을 낳는다, 피해자가 피해자를 낳구……
아무렴……
부릅뜨고 쳐다보는 눈초리들이 오죽 따가우랴……
견딜만한 눈초리가 어딨겠냐마는,
이제는 견딜만하다 싶은 것이지,
한평생 지고 살아오다 보니.
부릅뜨고 쳐다보는 눈들도 마음이 오죽하랴……
그러니 사실 이곳에 악당이란 없다.
모두가 발이 묶여 움직이지 못하는,
그래, 화물칸의 소처럼,
큰 눈으로, 붉은 눈으로 서로를 노려볼 뿐이다.
이 와중에도 시간은 또, 이렇게, 바삐, 출근 시간을 향해 가는데
소들을 실은 차는 갈 생각이 없다……
슝슝, 달리는 것은,
아홉 마리의 소들을 둔 채 내달리는 한 가닥의 털뿐.
*구우일모(九牛一毛): 아홉 마리의 소들 가운데 한 가닥의 털이란 뜻으로, 매우 많은 것 가운데 극히 적은 수를 이르는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