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 우리는,
왜, 어린아이들이 교문 앞에서 병아리를 살 때,
그러잖아, 안 좋은 일이 일어날 것을,
뻔히 알면서도, 알면서도
에이, 우리는 아니겠지, 해버리잖아
결국 손에 든 병아리,
그 고운 눈과, 울음과, 깃털 같은 무게,
초침보다도 빠르게 심장박동이 콩콩콩콩 흐르는 것을,
온몸으로, 온힘을 다하여서
사랑을 하고 나면은,
어느 날 우리는 땅을 파고 차겁게 식은 작은 것을 누이고,
그 작은 것의 눈꺼풀을 감기고, 그 위에 흙을 뿌리다
막 원망도 하고, 그러다가,
다시는 사랑을 하지 않겠다고,
온몸으로 생각을 했었는데도.
있잖아,
너와 만났던 시간들을 묻은 자리에,
풀들이 자욱하단다, 그래, 올봄에는 고운 꽃도 피었더랬다,
이제는 시퍼런 풀잎들이 무성하지, 무심하게
지나쳐보려다가도 그 앞에선 왠지 걸음을 멈추게 되더라,
혼자 웃곤 해, 묻곤 해,
왜 그랬던 것인지,
뻔히 알면서도, 알면서도……
그러니까 우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