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6일, 한강

by 엽서시

삶은 평등하여

비정하게 평등하여

남과 북을 가리지 아니하고,

국민과 인민을 가리지 아니하고,

어른과 아이를 가리지 아니하고……


삶을 마친 육신 하나를

국경도 막지 못하였다

넘실넘실,

나는 차창 너머로 한강을,

한강의 물을, 무심히 부서지는 윤슬을 본다


내 생각의 끝은,

며칠 전 내리고 또 내리던 큰 비,

또 그 며칠 전의 더위(비나 왔으면 좋겠다고 중얼거렸던가),

또 그 전 언젠가,

북한의 아이들을 위한 광고(저 놈들한테 쌀은 갖다바쳐서 뭐해)의

빨간 털실을 입고는, 볼이 허옇게 튼 아이가 무언가를 주워 먹고 있던 사진,

등에도 머무르지를 못한다, 어디론가 넘실넘실……


아,


시간은 평등하여

비정하게 평등하여

북한에서 떠내려 왔다던 열 살 아이의 주검도

비참하게 말라 있다던 그 육신의 고통도, 브랜드가 없었다던 그 바지도

다 잊어낼 것이다, 묻어 지워낼 것이다……


차창 너머 비치는 저 한강, 한강물,

무심히 부서지는 윤슬,

그리고 그 속에 들어있는 눈을 내리까는 나마저도,

지워낼 것이다, 지워내야 할 것이다……


한강.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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