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참외떼

2022년 7월 25일

by 엽서시

나는 참외와 함께 강에 눕는다

정수리를 가로질러

관자놀이, 귀, 두 팔과 두 허벅다리도 담가버리고

둥실둥실,

이런 게 진짜 반신욕이라며

참외가 농을 한다


장마가 질 때마다 속이 곯은 참외들을 낙동강에 버렸다고 한다

그러니 나도 강에 눕는다

나도 속이 곯았다 곯다 못해 썩어 문드러졌다

나뿐이랴, 말을 못해 그렇지 세상에 속이 곯은 사람들이 천지다


우리는 저마다 낙동강에 눕는다

시원하다, 시원하여

푹푹 찌는 더위도

곯아들어가는 속도 멎는다,

둥실둥실,

떠내려가며 우리는, 그래, 이참에 바다까지 가보자고 외친다


웃고 떠들면서,

내일은 어쩌지, 하는

누구의 말은 못들은 척,

나는 참외에게 농으로 말한다

저 위에서 내려다 보면 우리는 꼭 은하수에 떠내려 가는 별처럼 보일 거야,

둥실둥실,

또 누구는 농처럼 말한다

사실은 우리가 아니라 저 세상이 썩은 거야,

둥실둥실,

썩은 저 하늘에도 별들이 뜬다, 별들이 드러누워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