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밖에 있는 나에게
나는 나도 그렇다고 생각한다
수족관에 붙은 종이, 사장이 적어놓은 양식산, 세 글자를 보며,
나는 나도 그렇다고 생각한다
나도 수족관에 갇혀 있다
콘크리트와 철골, 유리로 만들어진 구조물들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방구석에 놓인 매트리스에서 4호선 지하철, 사무실과 사무실, 집으로 이어지는 그 시간들 모두를 생각한다
구내식당의 점심, 부장 뒤를 따라들어간 고깃집뿐 아니라
월급을 받아 월급과 바꿔 사는 모든 것들이,
양식장에서 받아먹는 사료와 다르지 않다는 것을 나는 알게 되었다
나는 너를 구할 수 없다
수족관에서 나온 너의 결과를 안다
설령 너를 바다에 풀어놓는다 하더라도,
너의 결과는……
너도 나를 구할 수 없다
나의 수족관에서 나온 나의 결과를,
네가 알지 못하더라도,
나 역시 수족관 밖 어느 무엇에도 익숙치 않기 때문이다
수족관의 유리를 사이에 두고
나는 너와, 너는 나와, 마주한다
어쩌면 아가미가 달린 몸뚱아리가 나이고,
넥타이에 목이 졸린 채 구두로 발을 가리고 있는 게 너인지 모른다
제 몸을 썰어 한 접시에 담으면 25,000원 어치가 되는 것이 나이고
제 삶을 썰어 하루하루 일주일에 늘어놓고서 월급을 받아가는 것이 너인지 모른다
수족관의 유리를 사이에 두고
우리는 그저 서로를 생각할 뿐이다,
우스꽝스러운 데칼코마니가 되어 버린 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