받아들이자,
천년만년 매달려 있을 수는 없는 일이다―
(그 끈이 설령 나이롱 끈이라 할지라도)
끊어진 끈도,
깨진 것도, 금이 가는 것도
받아들이자,
(예전에는 내 안에 알곡이 가득했었지,
내년에 쓸 볍씨를 채워뒀었지,
따우의 말일랑 얼른 잊어버리고!)
어쩌겠소,
끈 떨어진 뒤웅박 신세,
그러나 또 쭈그려 앉아 하루를 지내면,
깨진 뒤웅박에
방울벌레가 쉬기도 하고
밭쥐가 와서 둥지를 틀어
고무랑고무랑 새끼들을 키우기도 하고
빗물이 고인 어느 날에는
달이 함께 고이기도 한다
한밤 내내 어찌나 그 속이 환하던지―
사람 팔자 뒤웅박 팔자요,
뒤웅박 팔자가 상팔자다,
없던 말도 있는 것처럼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