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살이의 주검을 앞에 두고 묻는다
어떻던가, 그대.
그래, 살어보니, 과연 어떻든가.
이가 다 무르도록 허둥지둥 바쁘게 살었는가
아니면 누군가 그림자 밑에만 숨어지내며 살었는가
제가 좇는 것이 달인지 불인지도 모르며 살었던 이는 혹시 없는가
하루살이의 주검들 앞에서 나는
오래된 회사의 정년퇴임식, 같은 것을 생각한다
내가 알지도, 살지도 못한 삶이
벌서 하나의 마침표를 찍고
우수수 늘어서 있는 것을
생각한다,
그대여, 지금 보니 어떻든가
여기 식어빠진 눈동자에는
내가 살며 보던 것들이 조금이라도 비치는가
내 주검을 보고 있는
그대, 그대여,
어떻든가, 그대 생각은 어떻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