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엽서시

자기의 크기

by 엽서시

가끔 나는 본다

부풀어오른 사람들

너무나도 너무나도 부푼 자기를


손으로 발로 굴리며 다니는 사람들

이리저리 부딪칠 때마다

눈을 부라리는


사무실을, 응접실을, 카페를

만원지하철처럼 비좁게 만드는 사람들


그리고 또 가끔은

쭈그러든 사람들을 본다


주머니에 넣어버릴 수 있을 만큼

줄어든 나머지

어어, 하는 사이, 주머니 틈으로 흘러나와버린


그렇게 잃어버린 자기를 찾을 생각마저

잃어버린 사람들


그리고 나는 본다


거울 속의

나의 크기를 잴 줄도 모르는 나


허둥지둥

그림자 속에 껍질 속에 숨어

나의 크기를 알려 들지도 않는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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