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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엽서시 Oct 05. 2023

자기의 크기

가끔 나는 본다

부풀어오른 사람들

너무나도 너무나도 부푼 자기를 


손으로 발로 굴리며 다니는 사람들

이리저리 부딪칠 때마다 

눈을 부라리는


사무실을, 응접실을, 카페를

만원지하철처럼 비좁게 만드는 사람들


그리고 또 가끔은

쭈그러든 사람들을 본다


주머니에 넣어버릴 수 있을 만큼

줄어든 나머지

어어, 하는 사이, 주머니 틈으로 흘러나와버린


그렇게 잃어버린 자기를 찾을 생각마저 

잃어버린 사람들


그리고 나는 본다


거울 속의

나의 크기를 잴 줄도 모르는 나


허둥지둥

그림자 속에 껍질 속에 숨어

나의 크기를 알려 들지도 않는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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