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요 어릴적엔 락스가 싫어서, 어머니가 청소를 해서 집안이 온통 락스 냄새로 가득한 날이면 집에 들어가는 것도 싫었어요 어머니는 이 냄새는 벌레 죽이는 냄새인데 왜 네가 싫어하느냐고 뱃속에 벌레라도 들어있느냐고 투덜거리곤 하셨지요 그래도 나는 그 냄새가 참 싫었습니다
집을 나와 혼자 살던 어느 날, 문득 락스로 청소를 하다 생각이 들었네요 그 시절 락스도 양치도 싫어하던 나는 없네요 벌레먹은 이도 벌레부른 배도 없구요 이제 나는 오롯이 나만 남아 혼자 사는 방에서 문득 궁금해졌지요 그 시절 내 안에 살던 벌레들은 어디로 간 것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