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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실한 베짱이 May 28. 2021

비트코인 그거 사기 아니야?

이용재 외 7명, <넥스트 파이낸스>, 스리체어스

이 책을 왜 읽었지?


회사에 수십억을 벌어 퇴사한 3년차 사원이 있다고 한다. 다른 곳에서 코인으로 퇴사한 이야기 들었을 때는 별 감흥이 없었는데, 같은 회사라니 느낌이 다르다.


난 암호화폐가 5년 이내에 전 세계 화폐의 50%를 대체할 것이라 믿는다. 왜냐고? 제일 무서운 사람이 책 한 권 읽은 사람이라고 하지 않나. 그게 나다. 암호화폐에 관해 홍익희 교수의 <화폐 혁명> 한 권을 읽었고, 앞으로 화폐는 암호화폐로 바뀐다는 확신이 들었다.


한 권만 읽어서는 정말 무모한 짓을 할 것 같아 한 권을 더 집어 들었다.



무엇이 남았나?

"비트코인 시장을 보면 튤립이 생각나, 그거랑 다를바 없어."

"비트코인 그거 완전 폰지 사기 아닙니까?"

"난 비트코인은 화폐가 될 수 없다고 생각해. 금은 눈에 보이는데 이건 그렇지 않잖아."



신입사원 부터 50대 차장까지 나에게 이렇게 말한다. 그들은 비트코인으로 대변되는 암호화폐를 믿지 않는다. 하나하나 반박해주고 싶지만 쉽지 않다. 이 책을 그 때 읽었어야 했는데.


이 책을 읽은 후 기회가 한 번 찾아왔다. 자리에 앉아 카톡을 보고 있는데, 신입사원 하나가 서류를 스캔하러 내 옆자리로 왔다. 난 자연스럽게 말을 걸었다.


— 우리 회사에 비트코인으로 수십 억 벌어서 퇴사하고, 책도 쓴사람 있는 거 알아?


— 어! 정말입니까?


— 우리 회사더라... 참... 가까운 데 있으니 실감나더라. 물론 난 누군지도 모르지만...


— 근데 비트코인 그거 뭐 그 사람 그냥 운 좋아서 돈 번거지 아무것도 아닌 거 아닙니까?


— 왜?


— 그 사람이 노력했다기 보다는 운 좋게 암호 화폐 투자했고, 그게 떡상한거잖아요.


— 나도 잘은 모르지만, 그 사람 투자한 지 꽤 됐고, 코로나 위기 때 신용 대출 받아서 크게 집어 넣었다고 하더라. 블록체인 기술이나 암호화폐 시장에 대해서 오래 공부하고 고민하고 경험하지 않았으면 그런 결정 할 수는 없었겠지. 이건 노력이 아닌가?


— 아... 그럴 수도 있겠네요.. 뭐 어쨌든 저는 암호화폐는 다 허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암호 화폐 공부 많이 해 봤는데 폰지 사기나 다를 바 없는 것 같아요.


— 그럼 너는 뭐가 제일 좋은 투자 자산인 것 같은데?


— 부동산이죠!


— 왜?


— 제가 돈을 주고 집이라는 실제 가치를 가지고 있는 무언가를 산거니까요. 그리고 희소성이 있고요.


— 암호화폐는 가치가 없고?


— 그건 실체가 없지 않습니까. 화폐로서의 가치가 없다고 생각해요.


— 부동산을 산다는 건 무슨 의미일까?


— 네?


— 사실 부동산을 샀다는 건, 그 집은 그대로 있고 그냥 장부의 소유권자 칸에 예전 사람 이름 지우고 니 이름을 적어놓은 거 뿐이야


— 지금 은행에 있는 화폐도 마찬가지고 말야. 이돈은 너꺼야,라고 적어 놓은 거지. 근데 그 장부 없어지거나 누가 마음대로 고치면 어떡해. 그래서 최대한 신뢰할 수 있는 곳에 적잖아. 정부기관이나 은행같은.


— 그리고너도 회사 생활 해보면 알겠지만 의사결정이라는 게 그냥 제일 위에 있는 한 사람의 생각이 반영되는 경우가 많아. 우리 조직만 봐도 알잖아. 그리고 그 결정이 멍청한 경우도 꽤 많고. 화폐발행도 자기들에게 유리한 쪽으로 결정될 가능성이 크지.


— 그래서 블록체인 기술로 만들어진 암호화폐가 중요한 거지. 그 신뢰 자체를 없애버리니까. 신뢰 걱정할 필요 없이 돈을 쓰면 되니까. 내 소유권이라는 사실이 절대 바뀔 수 없거든. 블록체인 세상에서는. 그리고 양이 정해져 있으니 인플레이션 걱정도 없고 말야.


— 그래도 전 화폐로서의 가치는 없는 것 같아요. 권리를 나누는 거라면 모를까.


— 증권형 토큰이라는 게 있어. 어떠한 자산에 대한 권리를 토큰으로 쪼개서 파는 거지. 그 자산에서 이익이 나면 토큰 소유자에게 배당을 해주고 말이야. 디파이 라는 시장도 있고. 내가 유동성을 제공하고 이자를 받는 시스템이야. 이러한 세상이 이미 벌어지고 있어. NFT는 어떻고? 이미 권리가 토큰화 되서 팔리고 있다고.


이렇게 우리 대화가 끝났다. 책 읽은 보람이 있긴 있네.


이런 대화를 이어나갈 수 있게 도와주는 책. 2019년에 출간한 책이지만 아직도 읽어볼 가치가 충분하다. 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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