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렵게 글 한 편을 쓰고 나면 얼른 마무리하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 그래서 종종 성급히 발행해버리는 실수를 합니다.
아니나 다를까, 뒤늦게 오타나 어색한 부분이 발견됩니다. 어쩔 수 없이 수정은 합니다만, 영 찝찝합니다. 블로그는 이미 발행한 글을 수정하면 불이익받는다는 얘기를 들었거든요.
루머야 어찌 됐든, 왜 신중히 퇴고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발행 버튼을 누르기 전, 소리 내 읽어보기만 해도 이런 일을 방지할 수 있었을 텐데 말이죠.
모든 초고는 쓰레기다.
헤밍웨이가 남긴 말입니다. 대문호인 그조차 자신의 초고가 쓰레기라고 말합니다. 하물며 우리의 초고는 어떨까요?
아이러니하게도 글을 잘 쓰는 사람일수록 퇴고에 많은 시간을 할애합니다. 심지어 괴테는 그의 작품 <파우스트>를 60년 가까이 쓰고 다듬은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었습니다.
이쯤 되면 글을 잘 쓰는 사람이 퇴고를 오래 하는 것인지, 퇴고를 오래 할수록 좋은 글이 탄생하는 건지 모르겠네요.
다행히 우리의 글쓰기는 그보다 가볍습니다. 너무 오래 붙잡고 있을 필요도 없습니다. 다만 ‘최소한 이 정도는 하자’ 하는 것이 바로 소리내어 읽기라는 겁니다.
소리내어 읽어보기의 장점 3가지
소리내어 읽어보기는 아주 가성비 좋은 퇴고 전략입니다. 그 장점을 딱 세 가지만 얘기해 보겠습니다.
첫째, 문장의 흐름과 리듬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글이 자연스럽게 읽히는지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특히 문장이 어색하게 이어지는 부분을 발견하는 데 좋습니다.
둘째, 오탈자를 더 쉽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글을 눈으로 읽을 때는 놓칠 수 있는 미묘한 오류들도 귀로 듣게 되면 더 잘 파악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독자의 관점으로 글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또한 지나치게 전문적인 용어를 사용하거나,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는지도 검토할 수 있습니다.
글쓰기 대가들은 하나같이 글을 이야기하듯 쓰라고 합니다. 그렇게 쓴 글은 이해하기도 쉽고 가독성도 좋기 때문입니다. 이를 위해 가장 좋은 방법이 바로 소리내어 읽어보는 것입니다.
저 역시 이 글을 쓰면서 몇 번을 읽어보았는지 모르겠습니다. 입 밖으로 나왔을 때 어색한 부분이 있으면 고치고 또 고쳤습니다. 마침내 꽤 자연스러워졌네요! 이제 퇴고를 마치고 발행을 눌러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