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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포트존(comfort zone)

가장 안전한 것이 사실은 가장 위험하다.

by 멈가

"컴포트존(comfort zone)을 벗어날 것."


세스고딘이나 브라이언 트레이시와 같은 세계적인 구루들은 안락한 구역에서 벗어날 것을 강조한다. 익숙해질 대로 익숙해진 환경에선 더 이상 성장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늘 하던 일, 늘 가던 장소 그리고 늘 만나던 사람들. 이 모두가 일종의 컴포트존이다. 컴포트존을 벗어나라는 말은 안전지대 밖으로 나와 낯선 환경에 자신을 노출시키고 새로운 도전을 거듭하라는 말이다.


익숙함과 낯섦, 살다 보면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순간이 종종 찾아온다. 사람은 대개 익숙한 쪽을 선택한다. 그게 더 쉽기 때문이다. 하지만 매번 쉬운 쪽을 고르는 건 정체되기를 선택하는 것과 같다. 만약 성장하길 원한다면 조금은 어렵고 가슴 떨리는 선택을 해야 한다.


약 6년 전, 나는 대학원을 졸업하고 취업 시장에서 그 선택의 기로에 서 있었다. 처음 입사한 회사는 여러모로 괜찮은 연구실이었다. 정해진 업무만 끝내면 나머지는 자유시간이었다. 그 정해진 업무라는 것도 결코 과중하지 않았기 때문에 스트레스도 적었다. 게다가 공무원급으로 안정적인 자리였으니, 오랫동안 몸담아볼 만했다.


하지만 나는 그 괜찮은 회사를 다음의 두 가지 이유로 그만두었다. 첫째는 내 성장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 일은 내가 아니라 그 어떤 사람이 와도 수행할 수 있었다. 두 번째 이유는 비록 전공과는 다르지만, 꼭 배우고 싶은 분야의 회사에 합격했기 때문이다.


첫 번째 회사는 내게 컴포트 존이었다. 그 안락함을 포기한 대가로 나는 여전히 곤욕을 치르고 있다. 업무는 과중하고 습득해야 할 실험 테크닉은 끝이 없다. 나는 새로운 기술을 배울 때마다 신경을 많이 쓴 탓인지 꿈에서까지 연습하고는 한다. 그런 날이면 24시간을 내리 일하는 기분이다. 그렇다 보니 가끔은 나도 모르게 '이제 그만 정체되고 싶다'라는 생각이 든다. 발전하고 싶다고 뛰쳐나갈 땐 언제고, 이제는 정체되고 싶다니. 내 마음이 이렇게 간사하다.


그런데도 성장과 정체되는 것 중에서 하나를 선택하자면, 역시 성장하는 쪽이 낫다. 그 결과, 전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먹고 살 수 있는 기술과 지식을 얻었다. 앞으로 다가올 미래, 그러니까 대부분 인력이 인공지능에 의해 대체될 것이라는 그 미래에도 살아남는다는 확신이 생겼다.

성장은 필연적으로 불안과 불편을 동반한다. 새로운 일을 배워야 할 수도 있고, 낯선 장소에서 낯선 사람과 만나야 할 수도 있다. 당연히 쉽지 않다. 그래서 눈에 띄게 성장하는 사람이 드문 것이다. 하지만 기억하자. 가장 안전한 것이 사실은 가장 위험하다는 사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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