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뭘 해도 어중간한 사람의 성장 전략은 달라야 합니다.

by 멈가


어떤 한 분야에서 빠르게 성과 내는 사람을 보면 독종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들은 하나에 꽂히면 온종일 그것에 몰두한다. 심지어 밥 먹으면서도 머릿속엔 그 생각으로 가득하다. 별도의 동기부여 없이도 브레이크 없는 폭주 기관차처럼 밀고 나간다.



반면 대부분의 사람은 그렇지 못하다. 생각한 바를 실행에 옮기는 것조차 어렵다. 어쩌다 시작해도 금세 그만두곤 한다. 애매한 재능과 노력, 그리고 그에 상응하는 어중간한 결과. 나를 포함한 보통 사람의 모습이다. 사실 어중간하다는 게 나쁜 건 절대 아니다. 말 그대로 평범할 뿐이다. 당연하게도 대부분의 사람은 평범하다. 그래서 어중간한 성과를 만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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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비범함을 정규분포 그래프로 그린다면, 하위 10%와 상위 10% 사이의 두툼한 부분엔 평범한 80%의 사람이 있을 것이다. 자신이 평범하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그 안에서 행복하게 사는 것도 좋다. 다만 일부는 인정하면서도 그 영역을 벗어나고자 노력한다. 그때는 필연적으로 고통이 수반된다.



나는 딱 그런 유형이다. 평범하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그 80%의 영역을 벗어나려고 발버둥 친다. '나는 왜 저들처럼 할 수 없는가?' 오랫동안 그에 대해 고민했다. 과거를 돌이켜 보고, 냉정하게 현재를 인지했다. 그리고 개선된 미래를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공부했다.



그리고 내린 결론 한 가지,

'뭘 해도 어중간한 사람의 성장 전략은 따로 있다'



그 성장 전략이란 배움에 마땅히 돈을 투자하는 것이다. 우리는 분명 '폭주 기관차 유형'과는 다르다. 브레이크는 필요 이상으로 잘 작동하고, 끊임없이 연료(동기부여)를 넣어주지 않으면 얼마 못 간다. 그래서 주기적으로 동기부여 영상이나 자기 계발 책을 읽지만, 성과와 직접적으로 연결되진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돈은 다르다. 돈은 생존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그 때문에 작은 돈이라도 잃으면 실제 받은 손해보다 더 크게 반응한다. 투자 심리학에서는 이를 손실 회피 성향이라고 한다. 어중간한 사람을 위한 성장 전략이란, 이 손실 회피 성향을 역 이용하는 것이다.



우리 엄마는 옛날부터 내게 '한 가지에 몰두해야 성공할 수 있다'라고 말씀하셨다. 늘 이것저것 손만 대고 딱히 성과는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 걸 보면 사람은 진짜 안 바뀌나 보다. 지금도 나는 애매함의 대명사이다. 예를 들어, 회사에서 열심히 일하지만 훌륭한 인재는 아니다. 퇴근 후엔 주 3일을 반드시 운동하지만, 몸매는 그저 그렇다. 머리로는 이해하지만, 성향이라는 게 안다고 해서 바꿀 수 있는 건 아니었다.



그랬던 내가 지난 2년 동안은 크고 작은 성과를 만들었다. 예를 들어, 두 권의 책을 출판했고, 10km 마라톤도 두 번 참가했다. 최근엔 꾸준히 글 쓴 덕분에 브런치에서 에세이 부문 크리에이터 배지도 받았다. 비록 단번에 인생을 뒤집을 만큼의 큰 성과는 아니지만, 분명 한 단계 올라섰음을 느낀다. 적어도 5년 전의 나는 엄두조차 내지 못했던 일이다.



그렇게 특정 성과를 냈던 때를 돌이켜 보면 한 가지 특징이 있었다. 크든 작든 돈을 투자했다는 사실이다. 일단 돈이 들어가면 나는 돈 날리는 것을 막기 위해 평소에 없던 열정을 불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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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출판 경험을 예로 들어 보자. 작년에 나는 80만 원이나 하는 POD 출판(자가 출판) 강의를 들었다. 강의가 끝나면 기간 내에 원고를 제출해야 했다. 뿐만 아니라, 그동안 배운 AI와 포토샵 기술을 활용해 스스로 책을 디자인해야 했다. 원래라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그러나 80만 원은 내게 너무도 큰돈이었다. 결국 책의 주제를 정하는 일부터 디자인까지, 그 모든 일을 두 달 만에 완수했다. 단 일주일 뿐이었지만, 그 책은 YES24 분야 내 베스트 셀러에 오르기도 했다. 단순히 책이라는 결과물을 떠나 그때 배운 AI와 포토샵 기술은 여전히 남아있으니, 돈값을 했다고 말할 수 있다.



일단 돈을 투자하면 없던 열정도 불타오른다. 지금까지 했던 시도를 거꾸로 되짚어 보자. 결과가 어중간하다는 건, 노력이 어중간했다는 뜻이다. 노력이 어중간했다는 건, 열정이 어중간했다는 뜻이다. 열정이 어중간했다는 건, 스스로를 끌고 갈 의지가 부족했다는 뜻이다. 돈은 그 모든 걸 해결해 준다. 손실 회피라는 인간 고유의 성향을 역이용하면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일단 결과물을 만들게 된다. 그러기 위해서 가장 먼저 자신에게 투자하라는 말이다.



뭘 해도 어중간했던 내가 성장했던 순간에는 그렇게 투자가 있었다. 그 사실을 깨달은 뒤, 나는 한 가지 규칙을 정했다.


'월 소득의 10%는 나에게 투자하기'


만약 한 달에 300만 원을 번다면, 그중 30만 원은 자기 계발 비용으로 쓰는 것이다. 꼭 매달 쓸 필요는 없다. 작게는 매달 책을 사도 되지만, 1년 치를 모아 360만 원짜리 투자해도 좋다. 가끔은 돈이 아깝게 느껴질 때도 있다. 언제까지 배우는 데 돈을 쓰나 싶다. 이는 수익이 눈에 직접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그럴 땐 전설적인 투자자 워런 버핏의 조언을 상기해 보자.



01.30486799.1.jpg?type=w1 종목을 찍어달라는 당돌한 소녀, 그리고 더 나은 선택지를 주는 워런 버핏 / 사진= CNBC 유튜브 캡쳐



22년 5월, 버크셔 해서웨이 주주총회에서 한 소녀가 워런 버핏에게 '종목을 찍어달라'고 당돌하게 물었다. 그러자 워런 버핏은 '특정 종목보다 더 나은걸 알려주겠다'라며 운을 뗐다. 이어, 그는 '최고의 투자법은 자신 스스로를 성장시키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심지어 이건 세금도 붙지 않는다며 말이다.



뭘 해도 어중간한 사람의 성장 전략은 일단 투자하는 것이다. 본인이 스스로 폭주 기관차처럼 밀고 나가지 못한다면, 즉 강한 의지력을 갖지 않았다면 더 이상 스스로를 믿지 말자. 그 대신 할 수밖에 없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가장 쉬운 방법이 바로 돈을 투자하는 것이다. 그러니 공짜로 성장할 생각 말고 마땅히 돈 들여 배우자. 그리고 성과를 내자. 그러다 보면 80%의 구간을 벗어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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