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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승은 몸으로 싸우고, 인간은 심지로 싸운다

by 멈가




사람과 동물의 가장 큰 차이라고 한다면, 우리에게는 고도로 발달된 이성이 있다는 점이다. 짐승은 육체적으로 약한 상대를 알아 차리는 데 그치지만, 사람은 보이는 것을 넘어 타인의 심지까지도 파악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심지의 강도에 따라 사람들의 태도는 미묘하게 달라진다.



자신이 속한 집단을 떠올려보자. 누가 포식자이고 누가 피식자인가? 동물과 달리 인간 사회에서의 위계는 몸집의 크기로 결정되지 않는다. 왜소하더라도 심지가 굳건한 사람은 결코 무시당하지 않으며, 오히려 우위를 점하기도 한다. 이런 특성은 동물의 세계에선 드문 일이며, 어쩌면 인간만이 지닌 특징일지도 모른다.



다행히 성장기를 지나면 더 이상 자라지 않는 신장과 달리, 심지는 언제든지 단련할 수 있다. 그렇다면 그 방법은 무엇일까?



식상하게 들릴지도 모르지만, 이번에도 정답은 독서와 운동이다. 심지는 지력과 체력의 합이기 때문이다. 지력은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는 힘, 체력은 포기하지 않고 지속하는 힘이다. 결국 책을 읽고 몸을 움직이는 일이야말로 심지를 단련하는 가장 직접적인 방법이다.



가수 박진영은 그의 에세이 『무엇을 위해 살죠?』에서 이렇게 말했다.


"젊었을 땐 체력은 있지만 지혜가 부족하고, 늙었을 땐 지혜는 있지만 체력이 부족하다. 따라서 지혜가 쌓일 때까지 체력을 유지하는 사람은 인생의 후반부에 놀라운 일들을 해낼 수 있다."



따라서 독서와 운동을 꾸준히 하는 사람은 두려울 것이 없다. 그들은 어둠이 있는 만큼 빛도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며, 그 어둠의 시간이 끝날 때까지 버텨 낼 체력을 가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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