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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락, 혼란, 정답

내적 글쓰기

by 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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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프로젝트가 일단락되었다. 오랜만에 연차를 내고 푹 자고 일어나, 조용한 아침을 맞았다. 근 3개월을 되돌아보면 성장하고자 하는 마음이 왕성했다. 그래서 욕심이 지나쳤다. 어떻게든 마무리는 지었기 때문에 뿌듯함은 크다. 잘한 것도 있고. 잘못한 것도 있다는 말이다.

용감하게 도전한 건 칭찬할 만하고, 한 번에 너무 많은 일을 벌인 건 실수였다. 모든 프로젝트를 완수하긴 했지만, 어떤 프로젝트에서도 우수하진 못했다. 본업에서도, 스피치 수업에서도, SNS 강의에서도, 가족에게도, 그리고 기타 작은 프로젝트에서도. 쉬지 않고 뭔가를 했는데 그 결과가 어중간한 게 그야말로 '나' 스럽다고나 할까? 그런 의미에서 이젠 하나의 목표(원씽)에 집중해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처음으로 그런 생각을 했다.

나는 줄곧 '원씽'과 '멀티 태스킹'을 두고 어떤 게 맞는지 고민해 왔다. 도무지 정답을 고를 수가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과거엔 멀티 태스킹을 잘하는 다능인을 최고의 인재로 치켜세우더니, 이제는 한 우물만 파는 원씽을 진리로 여기는 분위기이다. 물론 시간과 체력은 한정적이기 때문에 한 가지에 몰입해야 한다는 말은 합당하게 들린다. 하지만 인생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하나를 선택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가? 또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 것이 사실은 아니었다면 얼마나 허망한가?

나는 결코 올인하는 스타일은 아니다. 주식도 ETF만 사 모은다. 그렇게 둘 사이에서 흔들리는 사이, 며칠 전엔 꽤 재미있는 사실이 하나 떠 올랐다. 지금까지 다른 분야라고 생각했던 일들, 이를테면 원래의 전공과 현직 업무, 본업과 글쓰기, 사진과 SNS 등이 사실은 하나의 큰 목표로 향하는 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훗날 내가 하고자 하는 일을 떠 올리면, 하나하나 핵심 역량이 될 수 있다.

그러니까 스페셜리스트가 될 것인지, 제네럴리스트가 될 것인지를 반드시 선택해야 하는 게 아니다. 어쩌면 정답은 그보다 더 복합적이지만, 흐르듯 자연스럽게 이르는 곳인지도 모른다. 나는 당분간 그 하나의 큰 목표, 그리고 그곳으로 향하는 여러 길에 대해서 생각해 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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