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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멈가 Oct 01. 2023

마침내 도둑맞은 시간을 되찾았다.


스마트폰이 시간 효율을 높여준다고 생각했다. 유용한 기능을 잘만 사용하면 스마트 라이프를 즐길 수 있으리라 착각했다.


9월의 한 주말, 독서 좀 해볼까 하고 책 한 권을 들고 침대에 올라갔다. 그런데 카톡과 알림이 몇 개 와있었다. 확인만 하고 독서를 시작하려고 했다. 알림을 눌러 인스타그램에 들어갔다.


그때 늪에 빠졌음을 자각했어야 했다. 인스타는 끝도 없이 최신 콘텐츠를 보여준다. 엄지손가락으로 스크롤을 내리며,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영상을 한참 동안 보았다. 뒤늦게서야 독서 계획이 틀어졌음을 깨달았다.


9월 10일, 소셜 미디어에 무려 3시간을 소비했다.


정신을 차려보니 이미 한 시간 이상이 지나 있었다. 그날 소셜미디어를 사용한 시간은 총 3시간. 늘 시간 아깝다, 시간 없다는 말을 달고 살면서 정작 시간이 많으니, SNS에 다 써버린 것이다.


“바로 잡아야 해.”


자극적인 콘텐츠를 끊는 ‘디지털 디톡스’가 필요했다. 과감하게 인스타그램 앱을 삭제했다. 틈만 나면 습관처럼 들어가던 인스타그램이었다. 삭제하고 나니 처음엔 허전했다.


하루가 지나자 벌써 친구들의 근황이 궁금해졌다. 혹시 내게 중요한 DM이 오진 않았을까 걱정도 되었다.


결국 인터넷을 통해 인스타그램에 들어가 봤다. 아무 일도 없었다. 그 뒤로도 한 번씩 들어가 봤지만, 역시 나를 찾는 사람은 없었다.


더 이상 들어가지 않는다. 어차피 아무런 도움 안 되는 콘텐츠만 쏟아져 나온다는 사실을 이제는 안다.


SNS를 끊자, 하루에 두 시간을 번 셈이다.


‘겨우 앱 하나 지우고 하루에 두 시간을 벌었다고 하는 건 오바 아닌가?’ 싶다면, 설정에 들어가서 스크린 타임을 확인해 보자. 나는 아이폰이지만, 삼성폰 유저도 가능한 것으로 안다. SNS에 틈틈이 소비한 시간의 총합을 보면 놀랄 수밖에 없을 것이다.


디지털 디톡스를 시작하고 독서량이 압도적으로 늘었다. 마침내 내 시간을 되찾은 것이다.


자신의 자제력을 믿어서는 안 된다. 우리의 자제력이 그다지 훌륭하지 않다는 사실은 이미 충분히 느끼지 않았는가.


다행인 점은, 뛰어난 능률을 보이는 사람들 역시 우리와 별반 다르지 않다. 다만, 그들은 환경 설정의 힘을 깨달았을 뿐이다.


SNS를 지운 것만으로 환경 설정의 중요성을 체감했다. 앞으로 책을 읽을 때, 핸드폰을 서랍장에 넣어두는 강경책까지 고려 중이다. 더 이상 시간을 도둑맞지 않기 위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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