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당신도 풍경이 된다.
톡톡. 톡톡.
창문 두드리는 소리가 나.
밖을 내다 보니 창 밖에는 이미 비가 한창 내리고 있었어.
리듬감 있는 소리도, 공기에 배어 있는 습한 내음도,
평범한 바깥 풍경마저 운치 있게 만들어 주는
비가 난 참 좋아.
비가 만드는 그 모습들이 좋아서
그 속에 들어가기만 하면 나도 같이 멋진 그림이 될 줄 알았는데.
막상 빗 속에 있는 내 모습은.. 글쎄?
아마 운치.. 와는 거리가 멀지도?
바라보는 것과 그 속에 있다는 건 한참 다른 일인 건가 봐.
안쪽에서 바라보는 바깥 풍경은 역시나 멋져서
좋은 건 결국 한 걸음 떨어져서 바라봐야 하는 게 맞는 건가 싶다가도,
그 속에 내가 없다는 게 여전히 좀 아쉽긴 해.
그런데 한참을 비 내리는 걸 바라보고 있다 보니 뭔가 어렴풋이 알겠더라구.
아쉬워하지 않아도 된다는 걸 말야.
처음엔 몰랐었는데,
비를 바라보는 내 모습이 이미 비가 만드는 또 하나의 풍경 이더라니깐.
내가 깨닫지 못하고 있었을 뿐이지.
아마 어느 곳 어디에 있는 누구도 이미 어떤 풍경이겠지?
아마 당신도 멋진 풍경임에 분명할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