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Mumuraeyo Feb 18. 2022

영화 '코다'와 그림 한 컷


딸아이와 남편과 함께 본 영화 영화 CODA.

가족 + 성장 + 음악 드라마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에 아주 약간의 로맨스까지 ^^

그런데도 이 모든 요소가 정말 잘 버무려진 영화랄까? 


그래서 크게 호불호 없이 누구나 감상하기에 좋은 영화다. 게다가 영화를 보고 나면 생각하게 하는 메시지와 감동까지 있는~ 그래서 아이랑도 함께 얘기해 볼 만한 이야기들이 많다. 다만 영화 중간중간에 약간의 성적 농담이나, 장면이 코믹스럽게 나오는 부분이 있으니, 이 부분은 아이랑 본다면 미리 알아두면 좋을 듯.



CODA (2021. 8월)




가 족


영화 제목인 CODA는 child of deaf adult(s)의 줄임말이다. 청각장애인 부모(또는 보호자)에게서 자란 들을 수 있는 아이를 코다라고 한다.

영화 속 주인공인 루비 로시가 바로 청각 장애인 가족들 사이에서 태어난 코다.

엄마, 아빠, 그리고 오빠까지 모두 선천적 청각 장애인이라, 가족들 사이에서 혼자만 들을 수 있다 보니, 

어릴 때부터 가족과 세상과의 소통을 위해 수어로 통역해 주는 역할을 도맡아 해왔다.

청각 장애인 가족 사이에서 혼자만 들을 수 있는 루비는 어쩔 수 없이 가족들과는 다르기 때문에 소외받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어릴 때부터 가족들의 귀와 입이 되어야 했던 루비의 힘듦과, 딸아이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가족들의 상황도 너무나 이해된다. 현실 가족들 사이에서도 어느 한 사람에게 의지하게 되는 경우도 종종 있으니 말이다. 그런 힘든 상황에서도 영화 속 루비와 가족들을 보면 정말 밝고, 유쾌하고, 단단하다.



루비는 노래를 좋아한다. 

그리고 노래에 재능도 있다.

가족과 모두 어업을 하는데, 영화 첫 장면에서 아빠, 오빠와 함께 배에서 고기를 잡다 노래를 부르는 장면이 나온다. 하지만 다른 가족들은 그녀의 노래를 들을 수도 없고, 당연히 그녀가 노래에 재능이 있는지도 알 수가 없다. 


사실 내가 어떤 일을 잘한다는 건, 누군가 나에게 잘한다고 얘기하거나 혹은 다른 누구와의 비교를 통해서 인지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스스로 내가 이걸 정말 잘한다는 걸 인지하는건 알 수 없지 않을까? 

특히나 루비처럼 가장 가까운 가족들이 그 재능 자체를 접할 수조차 없을 때는 말이다. 


나도 내 딸아이가 10살이라 아이가 좋아하는 게 뭔지, 그리고 어떤 걸 잘하는지를 유심히 살펴보려 노력하니 말이다. 아이의 재능을 찾아주고, 더 키워주고 싶은 게 부모의 마음이니까.




 재능의 발견 


루비는 어릴 때부터 그런 도움을 받을 수가 없는 환경이었다.  그러다 고등학교 합창부에서 그녀의 재능을 알아보는 선생님을 만나게 된다. 그 선생님의 이름이 바로 베르나르도 빌라로보스 선생님. 이름일 왜이리 어려운거야 ㅋㅋ 첫 소개 때 선생님이 자기 이름을 완벽하게 발음하지 못할 거면 미스터 V라고 부르라고 단호히 얘기한다. 선생님의 캐릭터가 보이는 않는지 ^^



사실 루비가 합창부에 들어간 건, 고등학교에서 좋아하는 남자아이가 합창부에 드는 걸 보고, 무작정 따라서 든 거였다. 고등학생 소녀다운 발상 ^^

그렇게 들어간 합창부 활동이지만, 그곳에서 루비의 인생은 큰 변화를 맞게 된다. 

루비의 재능을 알아본 미스터 V 선생님에게 노래를 배우게 되고, 좋아하던 마일스와의 풋풋한 로맨스도 이루고. 다 이루었다. ㅋ



갈 등


영화가 이렇게 쉽게 넘어갈리는 없지. 

루비는 선생님의 권유로 버클리대를 들어가려는 꿈을 갖게 되지만, 가족들은 그녀를 이해할 수 없다. 

처음엔 루비를 이해하지 못하는 가족들이 너무 이기적인 게 아닌가도 싶었지만, 

루비를 통해서 세상과 소통할 수밖에 없는 상황과, 그리고 음악이라는 세계 자체를, 루비의 노래를 아예 알지 못하는 가족들에게 루비의 선택을 이해할 수 없는 가족들이 한편 이해가 된다.  


루비 또한 가족들을 짐으로만 느끼는 게 아니라 많이 의지하고 있었다는 걸 베르나르도 선생님과의 대화에서 "가족 없이 무언가를 해본 적이 없어요"라는 대사를 보면 알 수 있다.

서로에게 의존하고, 힘이 되어주는게 결국 가족이니까. 


이 가족에 이렇게 몰입할 수 있었던 건 완벽하게 청각 장애인 연기를 하는 가족들의 연기 때문이었다. 

실제로 루비를 제외한 가족 모두는 청각 장애인 배우라고 한다. 

어쩐지~ 

심지어 엄마 역할의 말리 매트린 배우는 아카데미 여우주연상까지 수상한 분이셨다는~



개인적으로 인상 깊었던 연기는 청각장애인인 사실 아버지의 연기였다. 

특히 루비의 합창단 공연에서의 아버지의 표정. 그리고 1분간의 그 음악 (사실 음악이지만 아닌 그 1분의 순간. 와~ 정말 이건 꼭 직접 보셔야 한다. 혹시라도 재미를 반감시킬 수 있으니 스포는 여기까지 ㅋ) 




그 공연 이후로, 저녁시간 아빠와의 대화에서 또 한 번의 감동의 순간이 온다. 

하~ 입이 너무 근질근질하지만 이 부분도 직접 보시길~

이후에도 계속 오는 감동의 순간들.  익히 알던 곡이지만 Both side Now의 노래를 더욱 사랑하게 되었다 이 정도만 얘기하고 가자. 




음 악


영화 코다에서는 루비의 노래와 함께 주옥같은 음악들이 많이 나온다, 그 멜로디에 중독된다. 알고 보니 이 영화의 음악 감독이 바로 라라랜드의 음악감독인 마리우스 드 브리스 감독이었다고 한다. 나처럼 음알못인 사람도 익숙한 멜로디들도 많고 다시 들어보고 싶은 음악 리스트들이 정말 많아서 바로 좋아하는 음악 리스트에 찜. 



Both Sides Now - 조니 미첼 LIVE

You're All I Need To Get By - 마빈 게이, 타미 테렐 LIVE 

It's Your Thing - 아이슬리 브라더스 LIVE

 I Fought the Law-더 클래쉬

Something's Got A Hold On Me-에타제임스 

Baby It's True-소울 엑소틱스 Soul Exotics 

The Man Who Built America-호스립스 Horslips

Lets Get It On-마빈 게이 LIVE

Starman-데이비드 보위 LIVE

I've Got The Music In Me-키키 디 밴드 LIVE

Beyond The Shore-에밀리아 존스 LIVE

I'm A Hustla-블랙 오신 Black Oshin 

My Pal Foot Foot-더 섀그스

You Put The Spice In My Life-데일 차핀 Dale Chafin



영화는 예상하는 대로 해피엔딩으로 끝난다. 

결말이 다 예상되고, 가끔은 이 장면은 이렇게 나오겠구나 하는 클리셰들도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를 강추하는 이유는 가족에 대해서, 우리 사회에서의 장애인과 비장애인에 대해서 생각할 여지도 너무나 많고, 그 모든 걸 떠나서 그냥 재밌다 ^^


그리고 내가 엄마라서인지 혼자 울컥 했던 지점이 있다. 극중 루비의 엄마인 재키 로시가 딸에게, 처음 루비가 태어났을 때 루비가 청각 장애인이었으면 했다고 얘길할때. 그냥 단순히 생각할 때는 아이가 비장애인이길 바라는 게 엄마아냐 싶지만, 청각 장애인 사이에서의 비장애인인 딸에게 제대로 소리를 가르쳐줄 수 없다는 엄마의 두려움과 아픈 마음이 너무 이해가 되기도 하는 장면이었다.



10살 딸아이도 이 영화가 맘에 들었나 보다. 

끝나고서 수다가 많아지는걸 보면. 

그리고 나는 한동안 Both sides now를 계속 듣게 되었다.  



ps. 아마도 영화를 보신 분은 아시게 되겠지만, 두 수어의 손가락 모양이 약간 다른데, 

수어로 사랑해요 와 정말로 사랑해요라는 뜻이란다. 

수어도 참 섬세한 언어인것 같은. ^^


매거진의 이전글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그리고 그림 한 컷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