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닝페이지 한 문장 111

2025.04.20.

by 무무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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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유한해서 감사합니다.


' 내가 굳이 가지치기를 하지 않아도, 아이가 중학생쯤 되어버리니 내 인생 전체가 가지치기된 상태가 되어 버리더라고요. ' 아침 일기장을 펼치니 숙이 언니의 말이 제일 먼저 떠올랐다. 아직 나는 아이를 중학생쯤 키운 나이는 아니지만 숙이 언니의 말이 무슨 의미인지 알 것 같았다. 주어진 역할을 감당하며 하루하루 살아가다 보면 '나'로서 포기해야 되는 것들이 많아진다. 인간관계, 커리어, 하고 싶은 일들, 나로서 사는 삶... 아이가 커갈수록 내 시간이 생기는 것이 아니라 '나'를 위했던 것들이 '남'을 위한 것들로 바뀌어진다. 그렇게 '내'인생이 알아서 정돈된다는 숙이 언니의 말이 백번 생각해도 백번 맞는 말 같았다. 그리고 언젠가 나에게도 벌어질 일이라 생각하니 마음이 참 아팠다.


현재 내 삶은 끊임없이 가지치기를 이리저리 시도하는 중이다. 24시간이라는 제한된 시간 동안 조금이라도 잘 살기 위해 덜어내고 포기하는 과정을 매일 반복한다. 그래도 여전히 시간은 늘 부족하게 느껴진다. 아무리 꼭 해야 하는 일들로만 하루를 채워도 24시간 중 내 시간 만들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매일이 고행처럼 느껴지지만, 그래서 하루가 더 값지게 느껴지는 것 같기도 하다. 매일 값진 하루가 쌓인다고 생각하니 인생이 아름답게 여겨진다. 우리에게 시간이 무한했다면 하루를 값지게 만들며 살았을까. 시간이 무한했다면, 시간이 귀한 줄 소중한 줄 아름다운 줄 몰랐을 것이다. 시간이 유한해서 감사하다. 오늘은 어떤 하루를 만들까. 값진 시간을 값지게 사용하는 법을 고민할 수 있어 행복하다. 언젠가 인생 전체가 정돈되어 있더라도 값지게 주어진 하루를 보내는 내 모습은 고스란히 남아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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